미국 뉴브리지캐피털과 제일은행 매각을 위한 본계약 체결이 세부조건 조율에서 이견을 좁히지못해 지연되고 있다. 당초 3일 발표하려던 계획이 5일까지도 마무리되지 않자 그 배경을 궁금해하는 목소리가 높다.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최종 타결지연배경에 대해 『본계약 체결을 위한 조문작성에 들어간 것은 사실』이라며 『휴전협정속에 국지전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6개월간의 협상에서 핵심쟁점이었던 제일은행의 자산가치평가, 향후 이익금 분배비율, 추가 부실자산의 손실보전등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졌으나 「예상치 못한」 세부 조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금감위 실무자는 또 『계약서를 쓰기 위해서는 수많은 세부조건에 대한 의견합치가 필요하며 현재 이견을 보이는 부분들은 대부분 수백억원대 이상의 돈이 걸린 것이어서 얼렁뚱땅 넘길 수 없다』고 말해 본계약 체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일부 관계자는 그러나 뉴브리지측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맞춰 우리 정부가 제일은행 매각협상을 서두르고 있다는 점을 이용, 계약서 작성과정에서 유리한 조건을 끌어내기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감위는 최대한 이른 시일내에 최종 마무리 짓는다는 방침이나 뉴브리지측이 「예상치 못한」 세부조건을 내세워 막판협상에서 지나친 요구를 해올 경우 진통기간이 상당히 길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우리 정부가 이번 본계약에서 지난해말 체결한 양해각서(MOU)내용보다는 다소 유리한 조건을 얻어냈다는 평가에 따라 뉴브리지 본부가 세부조건의 이견을 내세워 본계약 주요 사안의 구도를 흔들어놓으려는 전략을 펼 경우 협상이 다시 난항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협상은 그러나 김대통령이 미국 방문중 제일은행 매각을 기정 사실화해 시간은 다소 지체되더라도 결렬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3~4일 주말동안 협상이 진행되지않아 뉴브리지측 본부업무가 시작되는 6일이 협상타결의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승호기자 sh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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