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명예총재인 김종필(金鍾泌)총리뿐만 아니라 박태준(朴泰俊)총재 강창희(姜昌熙)총무 등이 여야를 넘나드는 자세로 독자적 색깔을 내고있다. 「들러리 여당」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국민회의 아류(亞流)주장을 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김총리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여야가 특검제 도입에 합의하면 정부가 거부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파업유도 의혹외에 옷로비의혹도 특검제 대상이 될 수 있음을 밝혔다. 김총리는 1일 저녁 청와대 주례보고에서 『특검제 대상을 확대하자』고 건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으로부터 동의를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총리의 결심에는 강총무의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강총무는 지난달 26일 김총리를 만나 『옷사건을 특검제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으면 여당이 계속 밀리게 된다』고 간곡히 건의했다.
또 박총재는 1일 국회대표 연설에서 『위기의 본질은 민심의 흐름을 가볍게 여겼던 우리의 독선과 오만』이라며 야당 주장과 흡사한 「반성문」을 읽었다. 자민련의 색깔 내기는 우선 옷로비 의혹사건 이후 멀어진 민심을 껴안음으로써 8월이후 내각제 정국에 대비한 명분 축적의 몸짓으로 풀이된다. 경색정국을 푸는데 앞장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겠다는 계산도 들어있다. 그러나 DJ가 내각제 문제를 원만히 풀기위해 전략적으로 JP와 TJ의 역할을 강화해준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