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랜드 화재사고로 희생된 고 김영재교사의 빈소가 마련된 경기 화성군 마도면 마도초등학교에서는 4일 오전 또 한번 안타까운 눈물이 흘렀다.씨랜드 화재사건으로 어린 자식들을 가슴에 묻은 유가족들은 마도초등학교를 방문, 졸지에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김 교사의 유가족들을 만나 말없는 위로를 나눴다.
쌍둥이인 가현, 나현 두 딸을 한꺼번에 잃은 유가족 대표 고석(高錫·37)씨는 김교사의 두딸 영경(11) 효경(9)양의 어깨를 감싸 안았지만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김교사의 아내 최영란(34)씨가 두딸에게 『이번에 숨진 유치원생들의 엄마, 아빠』라고 유가족들을 소개하자 두딸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지만 눈물을 참지는 못했다. 유가족들 역시 한명씩 헌화와 분향을 마치고 아이들의 손을 붙잡고 20여분간 얘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했다.
한 유가족은 『저런 분이 한분만 더 계셨어도 우리 애들이 그렇게 불속에서 죽어가지는 않았을텐데』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3일 오전 서울 강동교육청 지하1층의 희생자합동분향소에는 고가현·나현 (7)쌍둥이 자매를 위한 조촐한 생일상이 차려졌다.
가족들은 이날 쌍둥이 자매의 생일을 맞아 이들이 평소 좋아하던 생크림 과일케이크에 양초 7개를 꽂아 영정 앞에 하나씩 올려놓았다. 한참동안 묵묵히 서 있던 어머니 장정심(33)씨는 『딸들아. 이젠 이 맛있는 케이크도 소용이 없구나. 한날 한시에 태어난 것도 모자라 이렇게 한꺼번에 가버리다니…』라며 울음을 터뜨려 주위의 눈시울을 붉혔다.
가족들은 『두 자매의 가슴 부분은 타지 않은 것으로 들었다』면서 『비록 1분 차이로 먼저 태어났지만 동생을 끔찍이 아끼던 가현이가 마지막 순간까지 뜨거운 불길에서 동생을 보호하려고 꼭 부둥켜 안고 있었던 것 같다』며 슬퍼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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