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상행정은 이제 그만」위민행정에 현장의 경험을 접목시키기 위해 공무원들이 택시운전사로 나섰다.
강원 태백시 경제교통과장 황태성(黃泰成·47)씨는 요즘 2주에 한번씩은 만사를 제쳐두고 직접 핸들을 잡는다. 택시를 몰면서 승객들로부터 불편사항이나 불친절 등 태백시 택시업계에 관한 문제점을 귀기울여 듣는다. 듣고 얘기를 나누다 보면 해결책이 나오리라는 것이 황과장의 생각이다. 『태백시 택시운전기사들이 전국 최고라는 명성을 얻어 한명의 관광객이라도 더 유치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바람입니다』 모름지기 공복의 자세가 무엇인지를 그는 알고있는 것 같다.
「기사공무원」은 황과장외에 같은 과의 장일(42)·조규오(39)계장, 김영두(38)씨 등 모두 4명. 이들은 택시운전을 위해 5월 시험을 쳐 택시기사자격증을 땄으며 운전사유니폼도 맞춰 입었다.
택시업계의 협조를 얻어 6월23일 첫 운전에 나서 오전8시부터 오후11시까지 여느 운전사와 똑같이 영업하고 있다. 이들은 강원국제관광엑스포가 시작되는 9월까지 2주에 한번씩 운전할 계획이다.
황과장은 『친절은 오고 가는 것』이라고 첫 경험을 털어놨다. 승객들은 이들 4명의 기사공무원들에게 『택시운전사가 이렇게 친절하냐』며 『내릴 때는 한결같이 「고맙습니다」「돈많이 버십시오」 등 따뜻한 인사를 건넸다』고 말했다. 황과장팀의 「특별한 노력들」이 알려지면서 태백시 택시운전사들의 친절도 또한 알게 모르게 향상되고 있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
황과장 일행은 또 승객들로부터 시정일반에 관한 여론을 수렴하고 있으며 외지인들로 보이는 손님들에게는 태백시 관광홍보 소책자를 나눠주며 태백을 알리는데도 열심이다.
교단에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다 80년 7급 행정직에 공채돼 공직생활을 시작한 황과장은 인제군청에서의 1년간 「외도」를 빼고는 줄곧 태백시에서만 근무한 태백맨. 그는 『IMF체제이후 약간 흔들리기는 했으나 공직에 대한 자부심을 잃어본 적이 없다』며 『공무원 집단이 욕을 먹기는 해도 다른 집단에 비해 양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백=곽영승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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