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째 서을 강동교육청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지키던 씨랜드 청소년수련원 화재참사 유족 50여명은 2일 사고현장을 직접 방문, 악몽의 순간에 몸서리치며 북받쳐 오르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수련원 숙소입구에 들어서던 유연수(7)양의 어머니 김명화(37)씨는 슬픔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주저 앉으며 『어떻게 이런 일이… 어떻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유족들은 이번 화재로 가장 많은 희생자를 낸 301호에 들어가 검은 재를 휘저으며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르는 자식들의 흔적을 찾으려 애썼고 불에 탄 천조각 등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함께 온 병원 간호사들도 이 광경을 보다 못해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쳤다. 유족들은 특히 날림으로 지어진 건물을 보고 분통을 참지못했다.
화재가 났을 때 아이들을 구하다 숨진 래프팅강사 채덕윤(26)씨의 아버지 채춘수(52)씨는 화재로 부서진 건물 잔해를 바닥에 던지며 『어떻게 콘크리트에 철근이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채씨는 군청관계자에게 『이런 건물에 어떻게 허가를 내줄 수 있느냐』며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든 사람들은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외쳤다.
인솔자들이 술을 마시고 있던 302호가 301호 바로 맞은 편에 있는 것을 확인한 유족들은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왜 아이들을 구하지 않았을까』하고 비통해했다.
유가족들은 오후 2시께 서신면사무소에 마련된 재해대책본부에 들러 합동분양소라고 씌어진 안내지를 떼어내는 등 정부의 사후수습에 강력히 항의했다.
/화성=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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