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먹거나 접촉만 해도 기형아 출산의 위험이 있는 약물이 변칙 유통되고 있다. 2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국 머크사가 개발한 대머리 치료제 「프로페시아」가 정부의 시판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유통되고 있다. 또 이 약과 성분이 동일한 전립선비대증 치료제가 대머리 치료제로 둔갑돼 시판되고 있어 약화(藥禍)가 우려된다.프로페시아는 97년 먹는 약으로는 처음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대머리 치료제. 2년간 1,879명을 대상으로 임상실험한 결과, 83%에서 탈모현상이 멈췄고, 66%에서 머리털이 나기 시작하는 등 획기적인 치료효과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선 10월께 시판될 예정이다.
프로페시아의 치료 효과가 알려지자 일부 피부과와 약국에선 재미동포 등으로부터 입수한 제품을 불법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미 국내 시판중인 동일 성분의 전립선치료제 「프로스카」를 쪼개거나 가루로 만들어 판매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프로스카의 주성분은 「피나스테라이드」. 가임 여성 중 탈모증세가 있는 환자가 먹을 경우 기형아 출산 등 치명적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또 약을 쪼개거나 분쇄하는 과정에서 가루가 호흡기나 피부에 접촉돼도 인체로 스며들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김성완박사는 『임신부가 피나스테라이드를 복용하거나 분쇄된 가루에 접촉할 경우 피부나 호흡기를 통해 태아의 생식기에 기형을 초래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약사와 간호사 중에는 20~30대 여성이 많아 조제하는 과정에서 접촉될 가능성도 크다. 제약회사 관계자는 『가임기 여성이나 약사들은 프로스카는 복용은 물론 조제도 해서는 안된다』며 『보호코팅이 된 정량의 프로페시아가 시판될 때까지 변칙 판매가 중지돼아한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