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제정당간 연정 구성이 성사돼 에후드 바라크(51) 차기 총리의 중동평화 협상 구상에 발판이 확보됐다. 하나의 이스라엘당(구 노동당)의 바라크 차기 총리는 지난달 30일 정통 원리주의 세력인 샤스당과 연립정부 구성에 합의, 5일 내각 구성안을 의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크네셋(이스라엘 의회·120석)에서 17석을 차지하고 있는 제3당 샤스당의 연정 합류에 따라 연립 여당 의석수는 과반인 69석으로 늘었다.
이로써 총선 후 바라크 차기 총리가 7주 동안 각 정당을 상대로 힘겹게 벌여온 연정 협상이 세속주의·원리주의, 좌익과 우익 세력이 모두 망라돼 마무리됐으며 안정적 국정 운영이 가능해졌다.
바라크 차기 총리는 또 의석이 10석인 아랍계 정당들과 다른 군소정당들로부터도 지지 약속을 받아 적어도 75석의 우군 확보는 무난할 것으로 보여 그가 추진할 평화 드라이브에 추진력을 얻게 됐다.
연정 구성의 조건은 각료 배분. 연정 참여 정파들은 이스라엘군의 남부레바논 철수, 팔레스타인내 유대인 정착촌 건설 중단 등 바라크 차기 총리의 야심적 중동평화 구상을 지지하는 대가로 정부 각료직을 보장받았다. 연정 참여 정당들은 이해관계가 난마처럼 얽혀 있는 이스라엘 정치 풍토에서 각각 분야별로 국정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 바라크 차기 총리는 평화협상의 차질 없는 이행을 위해 국방장관직을 겸직할 예정이다. 연정 구성에 마침표를 찍게 한 샤스당은 랍비 임명과 종교기관 허가권을 갖고 있는 종교부 장관직을 보장받았다. 또한 기간산업부를 비롯, 노동, 보건부 장관직 등 요직도 차지하게 됐다. 샤스당은 당내 정신적 지도세력인 율법학자회의의 승인을 거쳐 바라크의 제의를 받아드렸다. 종교부 부장관직은 마찬가지로 연정에 합류한 국가종교당 몫.
반면에 이번 「평화구상과 각료직 거래」를 보는 팔레스타인측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민들을 대변하는 국가종교당에 주택 부가 배분된 것. 팔레스탄인측은 정착촌 관련 정책이 팔레스타인내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입김에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다.
한편 바라크 차기 총리측과 현 집권 리쿠드당과의 연정 협상은 중동평화 협상에 대한 현격한 입장 차이로 완전 결렬됐다.
리쿠드당은 시리아에 대한 골란고원 반환 배제 및 유대 정착촌 지속 보장 요구를 바라크 차기총리가 거부하자 협상을 중단했다.
바라크 차기 총리는 연정안이 의회에서 승인되는대로 최종 팔레스타인 지위협상과 시리아 및 레바논과의 평화회담 재개를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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