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의 삼성생명주식 출연이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와도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1일 신한증권은 삼성생명의 지분구조를 분석한 결과 이회장의 사재출연으로 아들인 재용(在鎔)씨가 자연스럽게 삼성그룹의 영향력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추론했다.
지금까지 삼성생명의 지분은 이회장이 26%를 보유, 최대주주였으며 이어 삼성에버랜드 20.6%, 신세계 14.5%, 제일제당 11.5%, 삼성문화재단과 이종기씨가 각각 5%씩 보유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이회장이 자신의 지분가운데 20%에 해당하는 400만주를 내놓으면서 지금까지 2대주주였던 삼성에버랜드가 최대주주로 부상하게 된다는 것. 그런데 98년 말 현재 삼성에버랜드의 최대주주가 재용씨인 만큼 그 이후 지분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 사실상 재용씨가 삼성생명의 최대주주가 된다는 것이 신한증권의 분석이다.
한국신용정보에 따르면 98년 말 현재 삼성에버랜드의 지분분포는 재용씨가 31.4%로 최대주주이며 삼성카드가 10%로 2대 주주였다. 이와 함께 삼성생명이 삼성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라고 할 정도로 그룹계열사의 지분을 거의 대부분 가지고 있어 삼성그룹내에서 재용씨의 입지가 그만큼 확대된다는 것이다.
지난 해 말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삼성생명의 삼성그룹 계열사 유가증권 보유 현황을 보면 삼성물산 지분의 9.1%를 보유한 것을 비롯해 삼성전자(7.1%), 삼성증권(9.9%), 삼성화재(11.0%), 에스원(9.7%), 삼성항공(7.8%), 제일모직(2.2%), 삼성정밀화학(3.3%), 삼성중공업(4.7%), 삼성엔지니어링(5.7%), 삼성전관(2.9%), 삼성전기(1.8%), 호텔신라(7.8%), 제일기획(1.0%)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재출연을 계기로 재용씨의 위상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결국 삼성은 이번 조치로 수조원의 자산이익을 얻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후계구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평수기자py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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