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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생사랑' 단정히… 학부모 '가위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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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학생사랑' 단정히… 학부모 '가위손'

입력
1999.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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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멋있게 잘라 주세요』 『학생은 멋을 부리면 안돼. 단정한 차림이 보기에도 좋단다』매월 첫째주 수요일은 서울북공고생들에게는 「머리 깎는날」로 통한다. 이 학교 총학부모회가 지난해 신학기부터 시행해오고 있는 「학부모·학생·교사 하나되기」 운동의 일환이다. 「헤어드레서」로 변신한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이발을 해주느라 정신이 없다.

「가위 손」의 능수능란한 손놀림에 두발을 「이방인」에게 맡긴 학생들의 입이 벌어졌고, 주위에 있던 교사들도 흐뭇한 장면에 무언의 박수를 보냈다.

『너무 짧게 자르지는 마세요』(3학년 손장혁·孫長赫) 『걱정마라. 괜찮은 「놈」으로 만들어 놓을테니까』(학부모 강윤자·姜允子) 1명당 10여분의 짧은 이발 시간이었지만 학부모와 학생의 대화는 정감이 넘쳤다.

이날 이발한 학생은 모두 272명. 학부모는 7명이 참가했다. 이중 3명은 현재 미용실을 경영하는 「베테랑 가위손」이며 나머지 4명도 미용기술 경력에서 뒤지지 않는 「준(準) 미용인」이다.

장소만 이용원이 아니었을뿐 갖춰야 할 도구는 모두 구비됐다. 거울, 수건, 앞가리개 등. 이발 시간은 오전9시30분부터 오후7시까지 계속됐지만 수업지장을 우려한 학생들이 수업전이나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몰려 학부모들이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학부모회가 헤어드레서를 자처한데는 남다른 사연이 있다. 일단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모임이 전제돼야한다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이후 학부모회 회의를 통해 「학생다움」이란 교복을 입은 단정한 복장과 깔끔한 두발이 필수적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실천은 비용이 들지않으면서도 학생과의 거리감을 좁힐수 있는 이발을 택했다.

매월 270여명씩, 지금까지 3,000명 이상이 「두발 혜택」을 보았다. 학생들은 보통 7,000원하는 이발비용을 아껴 학용품 등을 사는데 쓸 수 있었다.

서울북공고 총학부모회 소속 80여명의 학부모들의 학생 사랑은 유별나다. 청소시간에 도망가는 학생들이 많다는 학교측의 설명을 듣고 직접 걸레를 잡고 대청소에 뛰어들었다. 폐지를 판 수익금으로 쌀과 라면을 사 가정이 어려운 학생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학교식당의 식사비가 다소 비싸다는 판단에 따라 식당 운영업자에게 부탁, 가격을 내리게 했다.

학부모회 모임도 매월 1차례 구내식당에서 가질 정도로 검소하다. 커피 1잔과 과자류를 앞에 두고 학교와 학생들을 위한 일을 구상하는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총학부모회 전승호(田昇鎬·49)회장은 『실업계고 학생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이 갈수록 떨어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끊임없는 대화와 관심만이 참된 고교 교육을 가능하게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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