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중심가에 위치한 허치슨 호주지사.이곳에 한국에서 파견나온 20여명의 엔지니어들이 근무하고 있다.
「016」한국통신프리텔과 삼성전자 직원이 반반인 이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던 미국식 휴대폰(CDMA)전문가들. 이들은 6개월에 걸친 망공사를 끝내고 숨가쁜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D데이」는 7월 5일. 휴대폰서비스에 필요한 모든 장비와 운영기술을 수출한 국산 「휴대폰서비스 수출 1호」가 이날 호주현지에서 첫 전파를 발사한다. 장비와 단말기는 삼성전자가, 망운영및 서비스는 한통프리텔이 각각 맡았다. 회사이름은 「허치슨텔레콤오스트레일리아」(HTAL).
두 회사는 호주 시드니와 남쪽 멜보른 2개 지역에서의 네트워크구축을 끝내고 이날부터 본격 시험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다. 상용서비스는 9월 1일부터 시작한다. 이로써 아날로그와 유럽식 디지털휴대폰(GSM)만 제공되는 호주에 국산 CDMA가 첫 선을 보이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홍콩 허치슨이 호주내 CDMA서비스를 위해 한통프리텔, 삼성전자에 2억1,400만달러를 주고 턴키방식(모든 공사를 끝낸 후 열쇠만 넘겨주는 태)으로 지난해 12월 발주한 공사. 그동안 단말기는 수출됐으나 국산 「휴대폰서비스」가 수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비스지역은 인구밀도가 높은 시드니와 멜보른 2대 도시. 각각 도심에서 300㎞ 떨어진 외곽까지 커버하는 기지국을 280여개씩 설치했다. 단문메시지, 데이터통신, 위치추적서비스 등 최첨단 서비스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한통프리텔 곽봉군(郭俸君)이사는 『휴대폰서비스가 처음으로 수출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면서 『GSM과 당당히 경쟁해 CDMA서비스 수출의 교두보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려운 점도 많았다. 도시전체를 뒤덮고 있는 나무가 전파를 엄청나게 흡수하는 문제가 드러난 것.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유명관광지와 문화재보호지역 등에는 기지국을 함부로 세울 수 없다는 점도 어려운 난제였다. 외곽에서 전파를 쏴주는 「변죽울리기」와 전파를 강하게 보내는 「나무극복작전」을 동원했다.
허치슨과 한통프리텔은 텔스트라 등 선발 사업자를 따라잡기 위해 유선전화이용자가 반경 1㎞내에서 휴대폰을 이용할 경우 요금을 휴대폰이 아닌 유선전화료를 받는 「홈존(Home Zone)서비스」란 비장의 카드를 처음으로 준비중이다. 허치슨사 봅 덜헌티 이사는 『CDMA는 한국이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한 최첨단 기술인 만큼 시장진입을 자신한다』면서 『홈존상품을 통해 올해 40만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통프리텔은 향후 2년간 운영을 맡는다. 한편 호주 휴대폰이용인구는 전체 인구 1,800만명의 33%인 600만명에 이르고 있다.
/김광일기자 goldp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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