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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밀로셰비치 "서방과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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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고] 밀로셰비치 "서방과 화해"

입력
1999.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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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소보 사태 이후 처음으로 29일 유고에서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의 무조건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져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일부 군인들이 시위대에 차량편의를 제공하는 극적인 일도 벌어졌다.

시위에 놀란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즉각 대 서방 화해와 경제개혁, 야당과의 정책협의 등을 제시하며 민심수습에 나섰다.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은 반 밀로셰비치 시위에 크게 고무된 반응을 보이며 유고의 야당세력 지원의사를 밝혔다.

「그날 이후」 이날 세르비아공화국 중부 자자크시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벌어진 시위는 야당과 재야가 구성한 「변화를 위한 연대」가 「그날 이후」란 이름으로 조직한 전국적 밀로셰비치 퇴진운동의 첫발이다. 민주당, 시민동맹, 사회민주당 등 96년 말~97년 초의 민주화시위 이후 분열상을 보였던 야당 세력이 다시 연대에 나선 것이다.

집회 및 시위가 금지돼 있고 언론이 검열당하는 열악한 조건에서도 야당 지도자들과 기자, 시위참가자들은 버스와 기차편으로 경찰 봉쇄망을 뚫고 베오그라드에서 180㎞ 떨어진 전통의 야당 도시로 집결했다. 자자크시는 나토 공습 중단을 위해 중앙정부가 협상에 나설 것을 요구해 온 전통 야당도시이다. 이날 시위에는 그동안 탄압을 피해 숨어 지내온 야당 출신 벨리미르 일리치 시장도 참가해 연설했다.

또 『신이여 우리에게 정의를 주소서』라는 세르비아 찬송가가 울려퍼지며 세르비아 정교회 사제들이 시위대에 축복을 내렸다. 시위대는 밀로셰비치의 무조건 즉각 퇴진, 조기 자유총선거, 경제개혁 등을 요구하며 기세를 올렸다.

시위 도중 군용트럭에 나눠 탄 참가자들이 도착하자 시위대는 일제히 군인들에게 환호를 보냈다.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이날 유고연방 및 세르비아공화국 지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국가들과의 관계복원과 경제개혁이 국가의 최우선 과제라고 여론무마책을 밝혔다. 그는 또 『모든 정당이 정부에서 자리를 부여받고 국가의 경제적·문화적 발전목표를 달성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며 나토 공습 중 정부에서 축출된 야당세력을 끌여들여 정부를 개편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점증하는 민중의 불만에 직면한 밀로셰비치가 개혁 약속과 서방과의 화해 신호를 통해 권력기반 와해를 피하려는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한편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번 대규모 시위에 대해 밀로셰비치 통치에 반대하는 흐름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에앞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은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이 밀로셰비치를 축출하기 위해 유고 내 민주적인 야당세력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고 밝혔다.

올브라이트장관은 뉴욕 외교협회 연설에서 『밀로셰비치가 이끄는 유고에는 어떠한 원조도 있을 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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