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9일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閔泳美·35)씨의 북한 억류 경위 등에 대한 조사 결과, 민씨가 무심코 던진 발언을 북측이 문제삼아 의도적인 귀순공작으로 몰고 간 것으로 판명됐다고 발표했다.강요와 회유에 따라 귀순공작을 벌였다는 요지의 사죄문을 작성했다』면서 그러나 『북측이 민씨 발언을 유도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이번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음을 시사했다.
합동조사반은 『민씨는 20일 구룡폭포 관광중 북측 감시원에게 「빨리 통일이 되어서 우리가 금강산에 오듯이 선생님도 남한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어요」「귀순자 전철우와 김용이 TV프로에도 나오고 잘 살아요」라는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반은 『민씨는 20일 오후 8시 권총을 찬 군인 4명에 의해 컨테이너에 수용됐고 북측 조사관은 서류뭉치로 책상을 치는 등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며 『민씨 가슴 등의 멍자국은 응급처치중 간호원이 심하게 주물러 생겼으며 수용기간중 욕설 고함 이외에 물리적 폭력행사와 석방시 선물제공이나 당부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반은 사죄문 작성과 관련. 『민씨는 귀순공작을 했다는 요지의 진술서 작성을 강요받고 3차례 거부했으나 북측이 「진실을 밝히면 집에 갈수 있다」고 회유해 북측이 일방적으로 마련한 사죄문을 그대로 베꼈다』고 밝혔다.
특히 북측은 민씨 석방 직전인 25일 오후 5시 35분부터 6시까지 사죄문을 낭독하고 사인하는 민씨의 모습을 비디오로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조사결과 발표직후 신언상(申彦祥) 통일부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정부는 북측이 신변안전보장 약속을 위반해 우리 관광객을 강제 억류하고 사죄문까지 강요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강력 항의한다』며 『이러한 사건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북측에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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