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간 피의 독립투쟁을 벌여온 동티모르가 평화정착을 향한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다.동티모르내 독립파와 인도네시아 통합파는 28일부터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확대 화해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협상은 8월 말 유엔 감시아래 동티모르 주민들이 자치와 독립여부를 묻는 총투표를 실시한다는 합의에 따라 무장해제 등 투표전까지 평화정착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것. 양측은 이미 무장해제 원칙에는 동의했지만 구체적인 방법 및 시기 등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여 왔다.
협상은 일단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먼저 반역자로 지목돼 24년간 해외를 떠돌며 독립운동에 매진했던 주제 라모스 오르타가 정부로부터 입국비자를 받아 협상에 참가하고 있다. 오르타는 인도네시아가 동티모르를 강점한 75년 미국으로 탈출, 국제사회를 상대로 독립활동을 벌여왔으며 96년 카를로스 벨로 주교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또 20년째 수감돼 있다 올초 가택연금으로 풀려난 독립파 지도자 사나나 구스마오도 특별허가를 받아 협상테이블에 함께 했다.
협상의 최종 목적은 양측 모두가 참가하는 영구적인 평화기구를 만드는 것. 이 기구를 통해 8월말로 예정된 주민투표 사전준비작업과 치안유지활동을 유엔과 함께 수행해 나간다는 것이다. 유엔은 이번 투표에 600여명의 유엔 경비대원과 300여명의 국제 경찰단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평화정착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일단 무장해제가 합의되더라도 양측이 서로 입증할 방법이 없다는 것. 또 현재 2만여명으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 정부군의 거취도 걸림돌이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해 포르투갈과의 평화협상을 진행하면서 보안군 1,000여명을 철수시킨 바 있지만 잔류병력의 철수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이다.
/김정곤기자 kimj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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