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28일 전격 단행한 서울 수서경찰서장의 전보인사가 심상찮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 수사권독립 논의 중단지시를 무시하고 홍보책자 등을 배포해 경찰 기강을 흔들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인사사유. 하지만 『경찰 수뇌부의 책임 떠넘기기식 인사의 희생양』이라는 여론도 만만찮다.김석기(金碩基)수서서장이 「수사권독립」홍보용 소책자 등을 배포한 것은 대통령의 「중지」지시가 내려진 지 18일뒤인 지난달 25일. 하지만 당시 경찰청은 이에대해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않는 등 사실상 묵인해왔다.
그러다 25일 일부 언론에 이같은 사실이 보도되자 3일만에 전격적으로 김서장을 전보조치한 것. 김광식(金光植)경찰청장은 기자간담회에서 『기강을 바로세우는 일이 급선무인 경찰에서 지시위반은 묵과할 수 없다』고 인사배경을 밝혔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계자들은 『경찰 수뇌부가 검찰 반발 등에 눌려 김서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편 최근 16개월새 4번째 서장을 맞아야 하는 강남·송파구 주민들은 민생치안에 구멍이 뚫리지나 않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수서서는 98년2월 개서한 이래 4번째 서장을 맞게 된 것.
초대 김수철서장이 5달만에 경찰병원으로 전보됐고, 98년 7월 부임한 2대 윤정옥서장도 신창원 검거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부임 18일만에 경질됐다.
김서장까지 「석연찮은」이유로 자리를 뜨게 되자 주민들은 『지역 치안특성을 파악하기 바쁘게 서장을 갈아치운다』며 「선장없는 배」에 민생치안을 맡겨야 하는 불안감을 토로했다.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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