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인터넷기업」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겠습니다』㈜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李在雄·31)사장은 요즘 소위 「잘 나가는」벤처기업인 중 한 명이다. 이 회사가 운영하고 있는 무료 이메일(E-mail)서비스 「한메일넷」이 지난 5월 개설 2년여만에 가입자 200만명을 돌파했고 인터넷 기업 중에서는 미약하기는 하지만 「드물게」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쟁업체 중 하나인 「인터파크」의 코스닥 등록 유보로 아직 장담은 할 수 없지만 8월초께 코스닥시장에 얼굴을 내밀 계획이다.
이 사장은 최근 세계 3위의 종합미디어회사인 독일 베텔스만사로부터 500만달러(약 60억원)의 외자를 유치한데 이어 28일 뮤추얼펀드로 유명한 박현주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미래창업투자로부터 24억원을 유치했다. 이 사장은 이들 회사의 투자 참여에 상당히 고무돼있다.
『단순한 금융이득뿐 아니라 업무적 제휴를 할 수 있는 업체와 손을 잡겠다』는 이 사장의 평소 소신이 그대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서울역같이 사람이 많이 오가는 곳이라고 무작정 경험도 없는 업종으로 장사를 시작하는 것은 무모한 일이죠. 특정 분야에 대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업체와 제휴를 하는 것은 그래서 필요합니다』 많은 업체들이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에 「눈독」을 들이고 있지만 이 사장은 『아무하고나 제휴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이제 막 기반을 갖춰가고 있는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선점」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 『국내에서는 포털서비스로 시장을 장악하고 해외쪽으로는 월드와이드한 이메일 서비스로 모양새를 갖춰나갈 생각』이라는게 이 사장의 「밑그림」이다. 하지만 이 사장은 『시장을 선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걸맞는 인프라를 구축하는게 더욱 중요하다』며 『내용도 없이 시장만 부풀린다면 국내 인터넷 시장 자체가 사장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다음커뮤니케이션측이 밝히는 「한메일넷」 가입자 수는 국내 최대인 240만명. 『인터넷은 곧 문화입니다. 야후, 라이코스 등 외국계 업체가 제공하는 외국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토종 인터넷 서비스」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이 사장의 항변이자 결의이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