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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라덴테러'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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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라덴테러' 초비상

입력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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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본주의의 사령탑인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타격 목표가 될 수 있다』공개적으로 전 미국인이 공격 목표라고 선언했던 사우디 아라비아 출신의 거부 오사마 빈 라덴(42)의 테러 가능성에 미국과 영국의 외교·정보기관에 초비상이 걸렸다.

제임스 루빈 미 국무부 대변인은 26일 『해외 대사관 주변의 수상한 정찰 활동을 비롯해 라덴 집단의 테러 계획 전개 징후를 포착했다』며 『우리는 이를 심각한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24일 감비아 마다가스카르 라이베리아 토고 나미비아 세네갈 등 아프리카 6개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 조치한 것도 이같은 위협 대응의 하나다. 영국도 라이베리아와 토고를 제외한 이들 4개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했다.

패쇄된 미 대사관에는 현재 감시 카메라와 바리케이드 등 방어시설이 가동되면서 해병대원들이 삼엄한 경계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 국무부는 곧 대사관 업무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나아가 미 의회조사국(CRS)의 케네스 카츠만은 라덴의 목표가 멕시코 등 남아메리카의 미국 공관, 워싱턴의 FRB와 금융기관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라덴이 미국의 폭넓은 이해관계를 실질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라덴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224명을 몰살시킨 98년 케냐·탄자니아 미 대사관 폭파, 96년 사우디 아라비아 주둔 미군 16명 사망, 93년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파 등 대형 사건의 배후인물로 그를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구소련에 저항하는 아프칸 반군을 지원하면서 미 CIA의 훈련을 받았고 3억달러의 자금 동원 능력을 가진 전문가다. 이 때문에 미 연방수사국(FBI)도 그를 현상금 500만달러를 걸고 「10대 수배자」로 지정했지만 소재 파악에 계속 실패하고 있다. 미 재무부 역시 그의 미국내 자산으로 추정되는 3,000만달러를 동결조치했으나 라덴은 「헛수고」라고 비웃었다.

라덴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예메니 가문 출신으로 막대한 가산을 물려 받았고 이슬람 단결을 주창, 아프카니스탄에서 구소련에 맞섰으며 이후에는 곧바로 총구를 미국에 돌렸다.

최근 이례적으로 카타르의 알자지라 TV에 출현, 『이슬람의 재산과 영토를 침탈하는 미국을 몰아내야 한다』며 이슬람 교도들에 대미 성전(聖戰)을 호소했다. 그는 대미 테러를 칭송하면서도 케냐와 탄자니아 미 대사관 테러 사건과는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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