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건강] 옆구리 심한 통증땐 '다낭신' 의심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건강] 옆구리 심한 통증땐 '다낭신' 의심

입력
1999.06.28 00:00
0 0

최근 병원을 찾은 손모(58·여)씨는 몸에 기운이 없고 옆구리에 심한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했다. 진찰을 했더니 고혈압과 신부전증세가 있었다. 정밀검사 결과 신장(콩팥)에 여러 개의 물혹이 생기는 다낭신(多囊腎)에 의해 신부전과 고혈압이 생긴 것으로 확인됐다. 다낭신은 혈우병과 같은 대표적 유전병의 하나. 이 때문에 손씨의 아들 4형제에게도 정밀 신장검사를 받도록 권했고, 이 중 2명에게서 다낭신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다낭신이란 전형적인 우성 유전질환. 부모 중 1명이라도 다낭신이 있으면 자녀에게 나타날 확률이 50%나 된다. 다낭신이란 신장에 물혹이 하나 둘 생기면서 간장, 췌장, 뇌혈관, 심장 등 여러 장기를 침범해 각종 합병증을 일으키는 질환. 30대 이후부터 물혹의 숫자가 늘어나 정상 신장조직을 파괴하면서 만성신부전증, 고혈압, 요로감염, 결석 등의 합병증을 일으킨다. 뇌동맥류로 인한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신장에 1~2개의 물혹이 있더라도 그 숫자가 늘어나지 않고 생활에도 큰 지장을 주지 않는 단순 신낭종(腎囊腫)과는 구별된다.

합병증과 증상 다낭신환자의 60~80%는 만성신부전으로 진행하며 고혈압, 심장병 등 각종 합병증으로 평균수명이 10년 정도 단축되는 게 일반적이다. 유전자가 오랜 기간 잠복해 있다가 20대가 넘어야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특징. 일단 다낭신으로 확인된 환자의 직계가족은 20세가 넘으면 80~90%, 30대 이상에서는 100% 진단이 가능하다.

현재 만성신부전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의 2~10%가 다낭신 때문이다. 필자가 다낭신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한 비율이 50세 12%, 55세 24%, 65세 52%였다. 일반적인 증세는 신장에 생기는 물혹으로 인해 옆구리에서 신장이 만져지거나 통증이 느껴진다. 요로감염으로 소변을 자주 보거나 신장내 혈관이 눌려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기도 한다.

치료 최근 염색체 16번에서 다낭신 유전자가 발견돼 원인 및 치료법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동물실험 결과 알칼리 성분을 집중 투여해 체질을 알칼리화하면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합병증을 최소화하려면 조기진단과 정기관리가 필수적이다. 다낭신이 생기면 물혹이 혈관을 눌러 고혈압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기에 적극적으로 고혈압을 치료해야 한다.

혈압이 오르는 것을 방치하면 뇌출혈이 생길 위험이 있고 신장질환도 악화한다. 특히 40대 이후엔 합병증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정기진단 등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 신장에 물혹이 많으면 제거가 어렵다. 하지만 큰 물혹이 하나 생겨 다른 합병증이 우려될 경우엔 주사기를 삽입해 제거하기도 한다.

예방 수분 섭취를 늘리고 염분, 단백질, 카페인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다낭신은 아니더라도 30대에 신장에서 물혹이 발견된 사람은 40대에 다시 한 번 신장검사를 실시, 물혹의 숫자가 늘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과거엔 다낭신이라는 질병에 대해 연구가 많이 이뤄지지 않아 자신에게 다낭신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평생을 보낸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요즘은 진단 및 치료기술이 크게 발전한 만큼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규백·강북삼성병원 신장내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