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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3. 성기피증 남편 외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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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성]3. 성기피증 남편 외도 부른다

입력
1999.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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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의 출산을 경험한 주부 최모씨. 얼마 전 피임에 실패해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한 뒤부터 남편과의 성생활이 즐거움보다는 임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최씨는 아이들을 핑계로 침실문을 열어놓거나 밤마다 늦게까지 집안 일을 하면서 남편과의 성관계를 피했다. 그런데 최근 하복부가 묵직하면서 뜨거운 덩어리가 매달려 있는 것같은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성기피증이 수개월 지속되면 이런 신체적 변화가 흔히 나타난다. 어떤 여성들은 질병으로 여겨 산부인과를 찾기도 한다. 성기피증은 건강하고 평범한 여성에게 갑자기 생길 수 있는 성기능장애이다. 역시 흔한 유형인 성욕저하증이 수동적인 성관계를 만드는 반면, 성기피증은 성관계를 피하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성의 거부현상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이 성기피증환자가 됐다는 사실을 모른채 무작정 남편과의 성관계를 피하고 마침내 섹스리스(sexless)의 단계에까지 이르게 된다. 아내의 성기피증으로 부부관계가 원만하지 못한 남성은 본능적으로 자위행위나 다른 여성과의 관계를 통해 성에너지를 배출하려 든다.

이는 이해하고 싶지 않은 남성의 본능이지만, 남편의 외도를 막고 가정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성 스스로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신이 성을 기피하게 된 원인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남편도 아내에 대한 무관심 내지 아내만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부부관계에 대해 솔직히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남편의 자기만족을 위한 이기적인 성행태와 무관심은 현대사회의 여성을 점점 성기피증환자로 몰아가고 있다. 여성 역시 성은 남성이 주도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자신의 성적인 입장과 성적 요구를 당당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 여성의 성기피증은 남성의 외도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자신도 모르게 남성 외도의 동조자가 돼있지 않은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임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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