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에 억류중인 한국계 미국인 카렌 한씨의 석방을 위해 「조용한 노력」을 펴고 있다. 17일 한씨가 북한 나진·선봉지구에서 북한측에 체포된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입을 다물어오다 언론에 보도되자 뒤늦게 이를 확인해주었다. 그렇지않아도 한반도를 둘러싸고 최근 새로운 현안들이 연이어 생겨나고 있는데 한씨 문제까지 정치적 쟁점으로 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외교접촉을 통해 조용히 해결하려는 방침인 것같다.실제로 23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있었던 찰스 카트만 한반도 평화회담 특사와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과의 고위급 회담에서 미국측은 한씨의 조속한 석방을 북한측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금강산 관광에 나섰다 억류된 민영미(閔泳美)씨 문제와 함께 한씨 문제도 북한측에 제기했지만 이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가급적 북한측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면서 막후 채널을 통해 석방교섭을 계속하겠다는 생각이었다.
미국은 또 억류 미국인의 신원이 드러났는데도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한씨의 신원을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25일 국무부 브리핑에서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이 미국인은 북한의 법률 위반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만 말하고 어떤 법을 위반했는지등 상세한 억류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씨가 북한의 국내법에 저촉된 게 문제라는 점을 밝힘으로써 이 문제를 법률적 차원에서 다루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내에서 미국 정부의 이익을 대변해온 스웨덴 영사관을 통해 빈 협약과 미북간 잠정 영사협정에 따라 한씨에 대한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한씨를 억류하는 북한의 의도이다. 북한이 미국시민을 억류한 것은 여러번 있었던 일이지만 서해 교전사태이후 연이어 「빚나간 행동」을 하고 있는 북한이 한씨를 체포한 것은 미국을 겨냥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과거의 예에 따라 한씨도 결국 미북간의 외교교섭을 통해 석방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의 의도를 둘러싼 궁금증은 더해가고 있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 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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