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로농구(NBA)가 새로운 시대를 맞았다.미국 텍사스주 남부의 중소도시인 샌안토니오를 프랜차이즈로 가진 스퍼스가 26년만에 처음으로 NBA 챔피언에 오른 것. 샌안토니오는 26일 뉴욕 메디슨스퀘어가든서 벌어진 챔피언시리즈 5차전서 닉스에 78-77로 승리, 4승1패로 대망의 우승컵을 안았다.
특히 샌안토니오는 마이클 조던의 은퇴와 함께 시카고 불스가 몰락, 무주공산이 된 NBA의 새로운 맹주로 등극했다. 챔피언시리즈 MVP에 오른 팀 덩컨(213㎝)과 「제독」데이비드 로빈슨(216㎝)을 앞세운 샌안토니오는 서부콘퍼런스 1번 시드오로 올라와 플레이오프서 무려 12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난적들을 차례로 제압, 당분간 전성시대를 구가할 것으로 보인다.
「트윈 타워」로 불리는 덩컨과 로빈슨 콤비는 높이와 탄력 스피드 슈팅 돌파력 등을 고루 갖춰 상대팀들을 압도했는데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맡는가 하면 매게임 3개 이상씩의 블록슛을 성공시키는 대활약을 펼쳐 NBA 사상 최강의 트윈타워로 꼽히고 있다.
27일 샌안토니오 국제공항에는 위대한 승리를 거둔 영웅들을 맞이하는 행사가 줄을 이었다. 공항에 모인 1만2,000여 팬들은 『기억하라 앨러모여! 기억하라 스퍼스!』라고 외쳐댔다. 앨러모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포플러 나무의 일종으로 스퍼스 구단의 홈구장 이름이기도 하다. 시내 거리에는 건물마다 팀 깃발이 펄럭였고 시민들은 모두가 챔피언 기념 티셔츠를 입고 환호했다. 구단도 팬들의 지지에 감사한다는 내용의 전면 광고를 샌안토니오 익스프레스뉴스 1면에 싣기도 했다.
팀의 간판 데이비드 로빈슨은 『팬들에게 감사한다. 나는 이 트로피를 위해 10년을 기다렸지만 여러분들은 무려 26년간이나 노력했다』며 『여러분들이야말로 진정한 챔피언이 될 자격을 가졌고 샌안토니오는 마침내 해냈다』고 감격해했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73년 댈러스 채퍼럴스가 연고지를 이동하면서 바뀐 이름으로 당초 ABA(아메리칸농구협회) 소속이었지만 76년 NBA에 가입했다. 93년 미프로풋볼(NFL) 미네소타 바이킹스에 팔렸고 NBA팀중 가장 연고지의 시장이 약한 팀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장래준기자 ra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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