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물리학과 이준택(48)교수는 「검객교수」로 불린다. 고교시절부터 익힌 펜싱으로 국가대표를 지냈고 현재도 대한펜싱협회 국제이사로서 맹활약을 하고 있다.30여년간 칼을 잡은 경력만큼 그의 펜싱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젊은이 못지않은 날렵한 동작으로 상대를 간단히 제압하는 이교수는 펜싱을 『테니스나 스키보다 경비도 적게 들고 좁은 공간에서도 즐길 수 있는 화끈한 운동』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특히 『펜싱은 드라마처럼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며 『내가 상대의 허를 찌르고 상대가 나의 허를 찌를 수 있는 상황에서 맛보는 스릴과 카타르시스는 다른 스포츠에서는 경험하기 힘들다』고 극찬한다.
보기보다 운동량도 많다. 항상 뒷다리에 힘을 주고 서있는 기본자세는 태권도 후굴서기와 비슷한 것으로 다리, 허리 등 하반신을 발달시킨다. 또 자세를 흐트러뜨리지 않은 채 쉴 새없이 움직이며 상대의 칼끝을 피해야 하니 민첩성과 집중력, 순발력을 키우는데 그만이다.
이교수가 펜싱과 인연을 맺은 것은 성북고 재학시절. 그 때만 해도 공부가 싫었던 데다 멋진 마스크와 칼, 유니폼을 입은 펜싱부 선배들의 모습에 반해 뛰어들었던 것이다. 이후 독일 마르부르크대학으로 유학갔을 때도 펜싱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클럽에 가입하고 대학대표선수를 지내며 87년에는 독일펜싱지도자 자격증까지 따냈다.
92년에는 10여명과 함께 국내 최초의 순수 민간펜싱인 모임 「서울펜싱클럽」을 결성, 동호인확대에도 앞장서고 있다. 아들 한범(동성고3·18)군과 딸 마리(가톨릭대2·20)양도 초등학교 때부터 칼을 쥐게 했다.
요즘에도 잠실 주경기장 서울체육회에 있는 서울펜싱클럽에 1주일에 2~3회씩 나가 「결투」를 하는 이교수는 『최근 몇년 사이 전문직 종사자등을 중심으로 동호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은 현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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