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못보는 우리에게도 마음껏 뛸 수 있는 축구장이 있는 게 너무 좋아요』25일 오전 서울 및 청주맹학교 학생간 첫 시범경기가 열린 송파구 성내천 둔치의 시각장애인 전용축구장. 눈에 검은 안대를 한 양팀 선수들이 서로 공을 먼저 차지하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면서도,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는 사실에 한없이 기쁜 표정들이었다. 이들의 대견스러운 모습에 관중석에 있는 1,000여 학부모들은 이따금씩 눈시울을 훔쳤다.
첫 골을 터뜨린 서울맹학교 신효설(22)씨는 『눈이 안보여도 골을 넣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줘 너무 기쁘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시력이 정상이거나 약시인 골키퍼 1명과 안대를 찬 완전 시각장애인 4명등 5명으로 구성된 양팀 선수들이 전·후반 25분씩 뛰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핸드볼크기의 공은 선수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소리가 나도록 특수제작했다. 자기팀 수비선수에게 지시를 내리는 골키퍼외에 2명의 가이드가 운동장 주변에서 골문을 두드려 골대위치를 알려주거나 공격수와 수비수의 움직임을 『간다』는 소리를 질러 알려주었다.
결과는 서울 맹학교팀의 2대0 승리. 그러나 정상인 못지않게 멋진 경기를 해냈다는 감격에 시각장애인들은 모두의 승리인듯 서로 얼싸 안았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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