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 문을 연 서울 여의도공원이 개장 5개월째가 됐는데도 시민들의 휴식처로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특히 개장후 첫 여름을 맞아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평일 하루 2만∼3만명, 주말엔 4만∼6만여명으로 크게 늘었으나 부족한 시설과 운영미숙으로 휴식은 커녕 짜증만 더해 돌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6만9,435평에 한국전통의숲, 잔디마당, 문화의마당, 자연생태의숲 등 4개 공간으로 구성돼 있는 여의도공원에 설치돼 있는 음용수대는 고작 9개. 이로 인해 주말이면 물을 마시거나 손을 씻으려는 시민들이 길게 늘어서 기다리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음료수를 사먹을 매점도 없다. 간이매점을 포함해 모두 9개의 매점건물이 있지만 서울시와 과거 여의도광장에서 영업을 해 운영주체로 선정된 영등포구새마을협의회가 계약조건을 둘러싸고 합의를 못해 아직까지 문을 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생수 한병 사먹으려해도 멀리 공원밖까지 걸어가 노점에서 몇백원씩 웃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한다.
자전거대여점 운영문제도 서울시와 영등포구새마을협의회가 이견을 보여 주말을 제외한 평일에는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한 곳도 없다. 공원 둘레에 잘 조성된 2.4㎞의 자전거도로는 무용지물이된 지 오래다.
또 여의도공원은 초등학생과 유치원생들의 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일부 꽃과 나무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지만 상당수는 적혀 있지 않아 인솔교사들이 아이들에게 설명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조성된지 얼마되지 않은 탓에 공원을 찾은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그늘도 거의 없다. 산책로를 따라 곳곳에 479개의 벤치가 만들어져 있으나 대부분 뜨거운 햇볕에 노출돼 있어 낮엔 이용자가 거의 없다.
최근 아이들을 데리고 공원을 찾은 심명숙(44·서울 양천구 목동)씨는 『자전거도 빌릴 수 없고 매점도 없는데다 쉴 곳도 마땅찮아 땡볕에서 점심을 먹고 났더니 짜증이 나서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고 불평을 털어놨다.
여의도공원 관리소장 황이연(黃二淵)씨는 『개장한 지 얼마되지 않아 그늘이 없고 매점운영 지연과 시설부족 등으로 일부 불편함 점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대책이 없으며 무작정 시설을 놀릴 수도 없다』고 말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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