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B 쓰면 실패는 면한다」는 말이 있다. Baby(아기) Beauty(미인), Beast(동물). 주로 광고계에서 쓰이는 말이지만, 영화에서도 이런 법칙이 어느 정도 통하는 것이 사실이다. 미인은 영화 흥행의 필수 요소이며, 동물은 재난영화나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의 주요 소재로 쓰인다. 영화에서는 아기 대신 「어린이」가 많이 등장한다.성장은 반드시 통증을 통반한다. 성장통(成長痛)은 아이가 아이라는 존재를 버리기 위해 필연적으로 겪어야 하는 대가. 한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월경(越境)하는 존재는, 그래서 한 세계의 존재보다 더 많은 것을 더 세심하게 느끼게 한다. 영화의 전통이 오랜 나라일수록 성장 영화가 많은 것도 한 가지 특징이다.
프랑스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의 「400번의 구타」. 트뤼포는 흑백 영화에서 소년을 억압하는 사회를 고발하고 있다. 부모에게서, 학교에서 구타 당하는 사회적 약자로서의 소년을 통해 영화는 사회적 갈등 구조의 단면을 보여준다.
「정복자 펠레」(감독 빌 어거스트)는 19세기말 스웨덴에서 덴마크로 이주하는 어린 소년과 늙은 아버지를 통해 가난한 인간 속에 내재된 삶의 의미를 묻는 작품. 맑은 눈망울의 소년 알프레도로 기억되는 「시네마 천국」(감독 구세페 토르나토레), 유부남에게서 육체적 사랑을 배우는 소녀의 심리와 방황을 그린 프랑스 영화 「귀여운 반항아」(감독 클로드 밀러), 어린 시절의 추억을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접목한 「굿바이 칠드런」(감독 루이 말), 스웨덴 소년의 사춘기를 그린 「개같은 내인생」(라세 할스트롬)은 아이들 세계에 투영된 사회적 단면을 보여준는 영화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어메리카」(감독 세르지오 레오네)는 어린 갱의 성장기가 영화 전반을 차지하고 있는데 갱스터 영화를 성장영화와 접목한 경우로, 이런 장르복합의 시도는 참신하게 여겨졌다. 물론 이후 많은 아류작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맥컬리 컬킨 주연의 「마이걸」(감독 하워드 지프)류의 성장 영화는 성장 영화에 심각한 사회상이나 인생의 깊이를 담아내기 보다는 어린 스타들의 귀여운 이미지로 한 몫보려는 영화로 분류된다. 고부가가치의 어린이 스타를 위한 영화인 것이다.
/박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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