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3일 손숙(孫淑)환경장관 파문을 접하고 곤혹스런 표정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화불단행(禍不單行)이라는 말이 지금처럼 실감나는 때가 없다』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청와대의 그 누구도 손장관의 거취에 대해 말을 하지 않고 있다. 심정적으로는 연극계의 관행이자, 손장관이 한 푼도 갖지 않아 정상참작을 할 수 있다는 분위기이지만, 김태정(金泰政)전법무장관의 사례에서 보듯 국민정서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부는 최근 공무원들에게 5만원 이상의 선물은 물론 경조사비까지 받지 못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장관에게만 연극계의 관행이라는 예외를 적용할 경우 여론이 납득할 지를 자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중권(金重權)비서실장 조차도 『손장관 문제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곤란하다』며 『노 코멘트』라고 말했다. 김실장은 『문제 없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으며 『경조사비까지 근절하는 마당에…』라는 물음에도 『그런 시각도 있는 줄 안다』고 답했다.
반드시 손장관을 방어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다른 고위관계자들의 반응도 김실장과 비슷해, 하루 이틀 여론추이를 지켜보며 손장관의 거취를 판단하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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