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억류된 민영미(閔泳美·35)씨의 두아들 준영(12)·종훈(7)군은 23일에도 엄마를 애타게 찾아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대전 동구 삼성동 외가에 머물고 있는 아이들은 이날 아침 눈을 뜨자마자 엄마부터 찾았다. 외숙모 최정순(崔貞順·42)씨는 『어제 「하룻밤만 자면 엄마가 온다」고 달래 겨우 잠을 재웠어요. 그랬더니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두 아이 모두 「엄마 왔어요?」라고 묻더군요.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라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엄마 걱정도 잠시, 어린 준영·종훈군은 아침에 돼지 주물럭과 함께 밥 한공기씩을 뚝딱 비우고 외사촌 형·누나들과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 그러나 잘 놀다가도 갑자기 풀이 죽은채 『엄마 오늘 오는 것 맞아?』 『오늘 꼭 오지?』라며 애처롭게 묻기를 반복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외삼촌 민영선(閔泳善·41)씨가 오전11시께 엄마 생각을 잊게 해주려고 애들을 트럭에 태워 충남 조치원 인근 하천으로 천렵(川獵)을 떠났다. 애들은 빗속에서도 물고기잡이를 하고 외식도 하는 등 즐거운 한때를 보냈지만 틈만나면 엄마를 계속 찾아 엄마와의 생이별이 애들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워 보였다.
○…이날 오전8시께 종훈이는 성남 집에 있는 아빠 송준기(宋俊基·38)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아빠는 종훈이에게 『곧 아빠가 엄마 데리고 갈거야. 형하고 싸우지 말고 밥 잘먹고 있어라. 외숙모 속썩이지 말고…』라고 말했다. 종훈이는 『알았어요, 알았어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어른스럽게 대답하면서도 『엄마랑 같이 빨리 오세요』란 말을 빼놓지 않았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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