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씨처리 어떻게 되나 -민영미씨(閔泳美·35)씨 석방을 위한 협상이 나흘째 타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민씨의 억류가 장기화할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북한 아태평화위가 21일 담화에서 민씨를 「전문 대북모략요원」이라고 주장하고 신변을 출입국관리소에서 금강산 여관으로 옮긴 것도 걱정을 더해주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현대측을 통한 협상이 진척되지 않는 데 대해 초조해하면서도 궁극적인 석방에 대해서는 낙관하는 분위기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초 예상보다 늦어지는 것은 사실이나 결국은 시간의 문제』라며 『민씨의 신변을 평양이 아닌 금강산 여관으로 옮긴 것도 석방을 전제로 한 조치로 본다』고 말했다.
북한 아태위의 담화도 우리측 대북경고에 대한 맞대응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내실은 강경한 것이 아니라는 게 정부의 분석. 우선 북측은 민씨가 「귀순공작」을 벌였다고 주장했지만 처리방침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담화가 서해 교전사태를 언급한 것도 이번 조치가 민씨의「행위」때문이기 보다는 최근 남북간 긴장상태와 관련이 있는 일이라는 점을 암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협중단 등 민씨 억류에 따른 불이익과 여러 정황도 마찬가지. 통일부 당국자는 『민씨의 신변은 이미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상태』라면서 『또 북측도 금강산지역을 「관광특구」로 인식하고 있어 자신들의 형법을 그대로 적용치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국적을 가진 김진경(金鎭慶)연변대총장도 간첩혐의로 억류된 뒤 석방까지 35일이 소요된 것 등 최근 사례로 볼 때 적잖은 협상 시간이 걸릴 가능성은 있다.
정부는 민씨가 「대북 모략행위」를 자인하는 것이 석방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민씨가 관광내규를 어긴 것으로 간주하고 북측의 강제추방조치를 유도해 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승우기자 sw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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