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빈티나게」 하자는 묘한 학생 운동이 일본 대학가에 번지고 있다.캠퍼스에 화로를 들여 와 고기를 구워 먹는 「불고기 투쟁」, 찌게를 곁들이는 「찌게 투쟁」을 일삼으며 술과 얘기로 밤을 지샌다. 마이니치(每日)신문에 따르면 「구내 식당이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다」든가, 「2부대학 정원을 축소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도 내놓지만 「빈티」를 과시하자는 게 이 운동의 기본 목표다.
벌써 호세이(法政)대학을 중심으로 와세다(早稻田)·메이지(明治)·아이치(愛知)·기타규슈(北九州)대학 등 전국 13개 대학이 참여, 「전일본 빈곤학생총연합(全貧連)」을 결성했으며 동조자가 날로 늘고 있다.
3년전 이 모임을 창립한 호세이대학 마쓰모토 하지메(松本哉·24·법학부 4년)는 『대학이 최근 너무 깔끔해져 자유 공간이 줄고 있다』며 『우리는 돈과 물건의 가치로부터 자유로운 모습, 즉 「빈티」를 내며 살고 싶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깔끔이 대학」으로 유명한 조치(上智)대학이나 아오야마가쿠인(靑山學院)대학처럼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표적 슬로건이다.
입간판과 대자보를 붙이고 학교에서 밤을 새는 겉모습은 60년대말 극좌학생운동인 전공투(全共鬪)운동이 대학을 휩쓸 당시 부모 세대를 닮았다. 그러나 운동 내용의 커다란 변화는 전공투 세대에 다양한 감회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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