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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공군, 주도권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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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공군, 주도권 싸움

입력
1999.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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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전쟁의 불씨가 펜타곤(미 국방부)으로 옮겨 붙었다.22일 워싱턴포스트지에 따르면 코소보 작전의 주역을 맡았던 미공군과 구경만 하고 있던 미육군이 국방력의 주도적 역할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제 신경전 단계에 들어간 싸움은 머지않아 예산배분과 신무기 개발계획등을 놓고 의회 청문회등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공군과 육군의 싸움은 발칸전쟁에 대한 평가에서 비롯된다. 미국의 국방개념에서 볼때 이번 전쟁은 국지전(Regional War) 성격으로, 이라크나 북한을 상대로 가상하고 있는 전면전(All-out War)과는 다르다. 공군력에만 의존한 제한전(Limited War)이었고 그것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라는 다자간의 합의에 의한 연합작전이었다. 어쩌면 미국이 치뤄온 종래의 전쟁과는 그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최초의 케이스일 수 있다.

여기서 공군측은 『발칸전쟁이 미래에 예상되는 전쟁의 주된 모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상전투력의 도움을 전혀 받지않고 정밀한 공습 능력만으로 승리를 거둘수 있음이 입증된 만큼 향후 세계의 국지적 분쟁에 이번과 같은 모델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육군의 지상전투에 공군력이 보조적으로 참여하는 재래식 전쟁개념에서 탈피, 전쟁 초기부터 압도적인 공군력으로 적을 공격해야하고 지상전투병력은 공격목표를 확인하는등 보조적 역할을 하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공군은 스텔스 전폭기, 정밀유도폭탄, 무인정찰기, 위성감시 시스템등에 더많은 예산이 배정되길 원하고 있다.

이에 비해 육군은 『이번 전쟁은 특별한 경우에 불과하다』며 전혀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중동의 사막에서부터 한반도의 산악지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리적 환경에서 발생할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발칸전쟁에서도 공중공격만으로는 인종청소를 막지못했으며 또한 코소보해방군(KLA)이 세르비아군의 군사거점등을 정찰·확인해주는등 사실상 지상전투병력이 활동하기 이전에는 공습 성과도 미미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은 중무장한 10개 사단의 병력을 유지하면서 세계의 각종 분쟁발생에 대비해야한다는 주장이다.

공군과 육군의 이같은 각축전은 냉전이후 3분의1 가량 줄어든 군비의 확장을 요구하는 미국내 보수적 목소리에 편승하고 있다. 실제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다시피하며 이번 전쟁에 참여한 공군은 나름대로 전력의 부족을 느끼고 있고 또 육군은 신속히 배치할수 있는 중무장 전투병력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따라서 국방부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작은 전쟁」의 승패에 관계없이 미국의 군비증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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