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손숙(孫淑)환경부장관이 러시아 공연 때 기업인들로부터 2만달러를 받은 것과 관련, 국민과 공직사회가 납득하지 않을 경우 손장관 경질을 신중히 검토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정부 한 고위관계자는 『손장관이 연극계 관행으로 기업인의 찬조금을 받아 모두 극단측에 주었기 때문에 법적 책임은 없다고 본다』면서 『그러나 공직기강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도덕적 책임론이 대두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더욱이 공직기강 10대 준수사항에 5만원 이상의 선물은 물론 경조사비까지 받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중하위 공무원에 기강을 요구하고 있어 장관 등 고위직은 더욱 엄격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어떤 의견이나 지침을 내리지 않았다』면서 『국민과 공직사회가 손장관 문제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손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9일 러시아에서 연극 「어머니」 공연을 마치고 단원과 스태프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대 위에서 박상희(朴相熙)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박삼구(朴三求)아시아나항공 사장, 김재철(金在哲)무역협회 회장 등 기업인 7, 8명으로부터 격려금이 들어있는 봉투를 받았다』며 『그러나 이 격려금을 곧바로 극단 연희단거리패 하용부(河龍富)부단장에게 주었다』고 밝혔다.
손장관은 이어 『당시 격려금은 장관이 아닌, 배우의 입장에서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손장관의 해명에도 불구, 현직 장관이 기업인들로부터 거액의 격려금을 받은 사실에 대해 환경단체들과 야당이 사과를 요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하부단장은 이날 『공연에 앞서 손장관이 단원들에게 「오늘 공연에 기업인들이 많이 온다고 하니까 좋은 일이 있을 수 있겠다」고 말했었다』면서 『관행적으로 기업인들이 격려금을 전달할 것이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는 손장관이 기업인들의 격려금 전달을 사전에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신효섭기자 hsshin@hk.co.kr박광희기자 kh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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