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대 전세계인의 한판 승부」서양장기 체스의 세계 챔피언인 러시아출신 가리 카스파로프는 21일 뉴욕 맨해튼 브라이언트 공원에서 이른바「세계팀」을 상대로한 인터넷 체스게임을 시작했다. 세계팀의 구성원은 체스의 규칙과 인터넷을 아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들. 참가를 원하면 카스파로프가 착점한뒤 24시간 이내에 인터넷(www.msn.com)에 대응수를 띄우면 되고, 이중 가장 많이 응모된 수가 최종응수로 결정된다.
카스파로프는 이날 400평방 피트나 되는 거대한 체스판 위에서 「왕의 흰색 졸(卒)을 2칸 앞으로 옮겨 E4 자리에 놓는」 첫 수를 뒀고, 대결을 주관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사 운영본부는 여러 프로기사들의 조언을 받은 가능한 대응수들을 즉각 인터넷에 올렸다. 이를 참고로 수많은 참가자들의 대응수가 곧바로 인터넷에 뜨기 시작, 하루동안 200만건 이상이 접속됐다.
이바람에 한때 인터넷상의 체스판이 엉망이 되기도 했지만 결국 41%의 지지를 얻은 「여왕의 비숍앞에 있는 검은 졸을 2칸 앞 C-5자리로 옮기는 것」이 대응수로 선택됐다. 카스파로프는 다시 세계팀의 수에 24시간 이내에 응수해야 하고 세계팀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경기를 계속해 가기 때문에 이 대결은 여름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하루에 한 수씩 진행되는 이 희한한 체스게임은 결국 카스파로프의 승리로 끝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그는 2년전 IBM 슈퍼컴퓨터「딥 블루」에 패한 아픈 경험을 갖고 있지만 이번 게임은 인간과의 머리싸움인 만큼 그가 훨씬 유리할 것이라는 얘기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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