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에스 오픈 골프대회를 앞둔 지난 2일 미국의 뉴욕 타임스는 작년 챔피언인 박세리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예기치 않았던 4승이 몰고 온 루키 인생의 변화, 아버지와의 관계, 슬럼프와 모국팬들의 압력등 박세리의 주변 이야기를 자세히 다룬 기사였다. 한때 코치였던 리드베터는 뉴욕 타임스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세리는 힘과 유연성의 조화, 즉 힘안들이고 힘차게 치는 천부적 재능을 가졌다. 게다가 좋은 상상력과 코스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 심리적 안정성을 갖고 있다』■「그녀의 침체는 일시적」이라는 뉴욕 타임스의 전망을 증명이라도 하듯 박세리는 20일 끝난 숍라이트 클래식에서 다시 정상에 섰다. 그러나 이번 게임을 통해 박세리가 보여준 것은 우승이라는 흥분된 이벤트만은 아니다. 이번 우승은 스타플레이어의 인간적인 내면과 사생활이 자연스럽게 공개되는 계기가 됐다. 박세리의 침체와 관련하여 아버지와 남자친구의 역할이 많은 팬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은 사실이다.
■이번 우승을 통해 박세리는 아버지와 남자친구가 그의 선수생활에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힘이 된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두 남자에 대한 가장 확실한 변호를 한 셈이다. 최근 박세리가 아버지에 보내는 신뢰와 애정의 표현은 전과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마 아버지에게 쏟아지는 세간의 비난이 속상할 것이다.
■이제 박세리는 사생활과 스타플레이어라는 두가지 삶을 앞에 두고 있다. 박세리는 사랑도 하고 싶고 부모와 함께 남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을 것이다. 이제 국내팬들이나 미디어들도 이점을 인정할 때가 된 것같다. 우리는 너무 「세계1등」에 미친 나머지 스포츠의 인간적인 측면을 잃어버리고 있다. 물론 이 말은 박세리나 그의 아버지에게도 해당된다. 골프를 통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일에 아버지와 딸이 할 일이 많을 것이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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