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아라비아반도의 조그만 연방국가다. 「에미리트」라는 말은 「토후국, 족장국, 추장국」정도의 의미를 지니는 아랍어다. 아랍어에서 대장, 족장, 추장 등을 아미르(Amir)라고 하는데 여기서 접미어를 붙여 「추장의 영토」라는 의미로 사용한 것이다.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나라는 과거 오토만 터키시대에 추장들이 다스렸던 7개의 조그만 부족국가가 모여 71년 독립을 하면서 연방을 결성했다. 7개의 추장국중 아부다비, 두바이, 샤르자라는 세 추장국이 전체 연방영토의 7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 나라는 군소국가지만 매우 부유하다. 1인당 국민총생산(GNP)이 2만달러로 인근 석유부국 사우디아라비아 보다 2.5배나 높은데 한때는 세계 제일의 1인당 GNP를 자랑한 적도 있었다.
우리는 대부분 UAE가 석유를 팔아 잘 사는 것으로 생각한다. 전혀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UAE에서는 석유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무역이다. 이 나라는 인구가 200만명에 불과하지만 연간수출이 300억달러를 넘는 무역대국이다.
석유수출은 계속되는 유가하락으로 매년 줄어들어 지난해에는 10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상품의 수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수출상품이 전무함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중개무역을 통해 비석유 상품수출이 200억달러가 넘어섰다.
UAE의 상업도시 두바이는 중동의 유명한 중개무역기지로 「중동의 홍콩」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홍콩처럼 배후에 커다란 시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두바이의 무역상인들은 끊임없이 시장을 개척하고 신규시장을 찾는다.
그것이 황폐한 아프리카의 오지이건, 마피아가 들끊는 위험지대이건 개의치 않는다. 이들은 급변하는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운 수출 아이템을 찾고 숨가쁘게 대체시장을 만들어 낸다.
한때 우리나라 상사원들도 두바이의 무역상 못지않은 열정과 배짱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어느새 이런 정신은 사라지고 있다. UAE인들의 개척정신이 아쉬운 때다.
/홍희·KOTRA 두바이 무역관 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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