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2일 「그림로비 의혹」사건과 관련, 신동아그룹 최순영회장 등 핵심 관련자 전원에 대한 소환조사를 끝마침에 따라 검찰 수사가 착수 하루만에 거의 막바지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검찰이 이처럼 신속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데는 정치권 등에서 확대, 재생산되고 있는 의혹의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이번 수사의 초점은 최회장측의 그림 구입시점과 수량, 구입목적 자금출처 그림의 행방 등 3가지. 검찰은 이날 최회장과 부인 이형자씨, 운보화백의 아들 김완씨, 대한생명 총무부장 등에 대한 조사와 그림 매매계약서를 통해 대생측 주장대로 운보그림 203점이 60여억원에 거래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또 63빌딩 지하창고를 압수수색한 결과, 운보그림 소장현황과 계약서 내용이 일치하고 대생측이 자산취득을 목적으로 합법적으로 자금을 지출해 그림을 구입한 사실도 밝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주변에서 이번 사건이 고가옷 로비의혹 사건처럼 「실체」가 없는 의혹사건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검찰은 그러나 최회장이 그림 일부를 정·관계 인사들에게 선물한 뒤 나중에 자신이 구속되는 등 문제가 생기자 되돌려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다각도로 그림의 행방을 쫓고 있다. 검찰은 항간에 떠돌고 있는 「이형자 리스트」에 대해서는 신빙성이 없어 수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임휘윤(任彙潤)서울지검장은 이와관련, 『현재로선 「이형자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돼 있고 떠도는 소문을 근거로 수사를 벌일 수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63빌딩 지하창고 현장조사에서 KBS 「진품명품」 출연자인 감정가 진모씨를 참여시켜 눈길을 끌었다. 검찰관계자는 『위조된 그림이 끼여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전문가를 현장에 보냈다』고 덧붙였다.
○…검찰에 소환된 최회장과 이씨는 언론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관계자는 『최회장과 이씨는 근거없는 헛소문을 보도, 명예를 훼손당했다며 언론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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