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1일 신동아그룹 최순영(崔淳永)회장부부의 운보(雲甫)그림 60억원어치 매입사실을 「그림로비사건」으로 규정, 『고급 옷 로비사건이 깃털이었다면, 고서화 로비 사건은 몸통』이라며 「이형자리스트」의 정치 쟁점화에 나섰다. 서해교전사태 이후 사그러들던 옷 로비 사건의 불씨를 이번 참에 더 크게 키워보자는 의도다.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최회장과 최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가 구속 수개월전에 사들인 고가의 서화가 어디로 갔느냐가 사건의 핵심』이라며 『우리당은 이 사건을 의란(衣亂) 뒤에 숨은 화란(畵亂)으로 보고, 자체조사와 국조권 발동 등을 통해 진상을 규명키로 했다』고 말했다.
안대변인은 또 『청와대 사정팀이 사실을 확인하고도 조사를 기피한 것은 사건을 은폐하려는 기도』라며 『여권이 특검제와 국정조사에서 옷로비 의혹을 제외하려는 이유가 명백해졌다』고 톤을 높였다.
한 핵심당직자는 『정치권에는 오래전부터 이형자리스트가 회자됐다』며 『현 정권 최고핵심의 부인과, 옷 사건으로 이미 문제가 됐던 전직장관 부인이 각 1억원대의 미술품과 골동품을 받았고, 현직 장관도 5,000만원대의 고미술품을 챙겼다는 게 그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민회의는 『이 사건은 이형자씨의 개인적인 재산은닉 사건일 뿐, 로비의혹으로 발전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야당의 견강부회식 정치공세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이영일(李榮一)대변인은 『이씨가 갤러리 확장용으로 그림을 샀고,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씨측이 운보 사망에 대비해 투기용으로 사놓았다는 의혹이 있는만큼 자금출처와 정당한 납세여부를 밝히는 것이 오히려 정도(正道)』라고 반박했다.
/홍희곤기자 h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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