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禁男)의 공간」인 이화여대 기숙사가 110년만에 국내 타대학 남학생들에게도 문호를 개방하는 등 종합 문화·학술시설로 탈바꿈했다.이화여대 학생기숙사에 입실하게 된 첫 남학생은 21일부터 여름 계절학기 교환학생으로 이대에 온 포항공대 우성욱(재료공학 2)군 등 7명. 이들은 두달여 간 여학생들과 한 건물에서 생활하면서 강의를 듣고, 식당과 문화사랑방 인터넷카페 등을 이용하게 된다.
이대 기숙사 유학관을 외국인 학생들이 이용한 적은 있지만 학생기숙사에 국내 타대학 남학생이 입주하기는 포항공대생들이 처음.
또 22일부터 이대 국제교육원의 「서머스쿨」에 참여하는 교포 남학생 6명도 기숙사에 입주한다. 학교측은 500실 규모의 새 기숙사 건물 5층 중 2층을 남학생들에게 배정하고 남성용 시설도 따로 갖췄다. 남학생들은 『조금 긴장되긴 하지만 재미난 계절 학기가 될 것』이라며 잔뜩 기대하는 표정이다.
이화여대 기숙사가 남학생들에게도 개방된 것은 올 3월 새로운 기숙사인 「한우리 집」이 문을 열면서부터. 기숙사 관장 김초강(金初江)교수는 『국내외 대학과의 교류가 활성화되고 국제적 행사나 각종 학술대회, 단기 연수과정, 교환학생 등 학교를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기숙사를 숙식을 제공하는 문화 학술 공간으로 활용하고있다』고 말했다.
소설 「B사감과 러브레터」의 무대였으며 수많은 「야사」를 만들어냈던 옛 이대 기숙사는 건물이 낡아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다.
기숙사에 입주하는 남학생들에게도 규율이 엄격하기는 마찬가지. 남녀 학생이 함께 생활하는 만큼 자율과 사생활은 최대한 보장되지만 무단 외박이나 점호불이행 등은 여지 없이 벌점이 부과되고 10점을 넘으면 퇴실 대상이다.
또 방에 다른 학생을 재울 경우 바로 짐을 싸들고 퇴실해야 한다. 이대 기숙사 학생들은 『처음엔 어색하겠지만 다양한 문화를 접하는 좋은 기회』라며 환영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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