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영국왕실의 마지막 결혼식이 19일 치러졌다.엘리자베스 2세 영국여왕의 막내아들 에드워드 왕자(35)는 이날 런던 서쪽 윈저성의 조지 성당에서 6년동안 교제해 온 한살 연하의 소피 라이스_존스와 결혼식을 올렸다. 오후 5시15분부터 45분동안 거행된 결혼식은 전세계에 방송돼 2억 시청자의 눈을 붙들었다.
앤드루 왕자 이후 10여년만에 거행된 이날 결혼식은 왕가의 전통과 관습을 과감하게 탈피함으로써 주목을 받았다. 우선 이날 결혼식에서는 신부가 평민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 오랜 관행을 깨고 신부의 들러리와 시동으로 평민 출신 4명을 세웠다.
신랑과 신부의 요청에 따라 하객들은 정장이 아닌 야회복 차림에 모자를 쓰지 않았으며, 찰스 왕세자와 앤드루 왕자, 앤 공주의 결혼식 때 참석했던 각국 지도자와 국왕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식장에는 여왕 내외와 여왕의 모후, 찰스 왕세자, 앤드루 왕자 등 왕실 가족과 신랑·신부의 친구들이 하객의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덴마크·룩셈부르크 왕자 내외, 독일 하노버 왕가 가족 등 500여명만이 참석했다. 참석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앤드루 왕자의 전부인 사라 퍼거슨과 찰스 왕세자의 오랜 연인인 카밀라 파커_볼스는 초대받지 못했다.
이날 영국왕실의 막내 며느리는 신랑에 대한 「복종선서」를 했다.「복종선서」는 영국 왕실의 옛 전통을 부활시킨다는 명목으로 퍼거슨과 앤드루 왕자의 결혼식에서 다시 등장한 것. 그러나 이들의 결혼은 10년만에 파경으로 끝났다. 전체적으로 이번 결혼식은 왕실이 「현실생활」과 격리됐다는 비판을 의식한 듯 다소 수수하고 차분하게 치렀다는 평이다.
버킹엄궁은 결혼식이 끝난 뒤 왕위 계승 서열 7위의 에드워드 왕자에게 웨섹스 백작 작위를 수여했으며, 여왕과 부군 필립공이 사망하면 에든버러 공작 작위가 수여될 것이라고 밝혔다. 백작 작위는 과거 왕자가 결혼한 뒤 수여된 공작 작위보다는 낮은 것. 신부 라이스_존스는 사망한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와 비교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앞으로 왕자비보다는 웨섹스 백작부인으로 불리게 된다.
결혼반지가 신부의 손가락에 잘 맞지 않아 왕자가 반지를 끼우느라 애를 먹는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던 결혼식이 끝나자 신랑과 신부는 성당밖 계단을 내려와 윈저성 경내에 초대받은 지역주민 8,000여명으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김지영기자 kimj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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