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국내 종합상사 수출의 「빈익빈 부익부」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출액 기준 업계 4위인 LG상사를 분기점으로 전체 종합상사 수출 가운데 현대종합상사 ㈜대우 삼성물산등 상위 3개사와 여타 종합상사의 점유비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1~5월 수출실적을 기준으로 할 때 7대 종합상사 수출총액 중 SK, 쌍용, 효성 등 3사의 점유비는 96년 17%, 97년 18%, 98년 12%, 99년 9%선으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특히 같은 기간 쌍용의 올 수출액은 지난 해 12억1,700만달러보다 무려 37%나 감소한 7억6,500만달러였고, 효성 역시 지난 해 6억6,700만달러보다 30% 감소한 4억6,100만달러에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현대는 지난 해 57억3,000만달러보다 24% 증가한 71억4,100만달러를, 삼성은 지난 해 72억4,100만달러보다 4.2%가 증가한 75억4,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는 단기적으로 각 상사별 주력업종의 시황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물산의 한 관계자는 『올들어 상사간 수출격차가 더욱 두드러지는 이유는 상위 3사의 수출 주력품목인 자동차 전기 전자 선박(조선)등이 호황을 맞고 있는데 비해 하위 3사의 철강 화학 섬유등의 시황이 극히 나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IMF 이후 한계업종 및 비수익사업 정리등 종합상사 구조조정이라는 구조적 요인도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상사의 또다른 관계자는 『쌍용의 경우 자동차와 정유를, 효성은 물산과 일부 계열사를 축소해 아예 ㈜효성에 통합시키면서 조직축소 및 매각의 여파가 수출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같은 현상은 기아자동차를 인수한 현대의 괄목할 만한 수출신장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각 상사가 실적을 올리기 위해 단순 중개업무를 포기하면서 상대적으로 하위 종합상사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위 종합상사의 외형축소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이와관련, 『종합상사가 파이낸싱을 포함해 고유의 기능을 살리려면 일정 규모의 외형이 필요하다』며 『현재의 「3강(强)3약(弱)」구도가 심화할 경우 하위 그룹으로서는 새로운 전략적 선택을 강구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장인철기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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