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장마가 예사롭지 않다. 예견치 못한 폭우가 특정지역에 쏟아져 장마가 시작되기 무섭게 호우경보가 발령되는 등 「행보」가 심상치 않다. 기상대는 올 여름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호우발생 빈도가 높고 강수량도 훨씬 많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부산과 경남 해안 지방에 사는 주민은 16일 밤과 17일 온종일 마음을 졸였다. 장마권에 들어 비가 내리는 것은 당연했지만 전례없는 호우가 뜻밖이었던데다, 장마 첫날에 호우경보까지 발효됐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는 불과 하루동안에 최고 200㎜ 가까운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특히 거제지역에는 191㎜가 쏟아져 기상관측이래 하루 강수량으로는 최고를 나타냈다. 또 부산 150㎜, 마산 132㎜, 울산 114㎜ 등 하루동안 내린 비 치고는 엄청난 양의 호우가 퍼부었다. 일부 지방에는 새벽 1, 2시간동안에만 50㎜ 가량의 비를 뿌린 「게릴라성 호우」도 나타났다.
이번 폭우는 주로 해안지방에 집중돼 큰 피해는 없었지만 내륙지방을 강타했으면 상당한 인명 및 재산피해를 낼 정도였다.
기상청은 이번 경남지역 호우에 대해 『기압 불안정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쪽으로 이동중인 저기압과 남해안에 걸쳐 있는 장마전선이 겹쳐 예상보다 많은 비가 내렸다는 말이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해 지리산 등 일부 지방에 게릴라성 호우가 쏟아져 적지않은 피해를 냈던 이런 현상이 올해도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진난해 여름 지리산을 중심으로 영·호남 일부지역에는 이틀동안 최고 300㎜가 넘는 호우가 쏟아져 피서객 등 100여명이 사망하거나 실종했다.
기상관계자들은 올 장마중에도 이같은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압 불안정 상태가 장마전선과 상승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많아 이같은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는 호우경보가 유난히 많은 여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장마전선은 내주초부터 서서히 북상, 25일을 전후해 서울에 상륙해 7월중순까지 전국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진각기자 kimj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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