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기원하는 초대형 벽화를 제작했다. 주인공들은 인천교대부속초등학교(교장 이영수·李永壽) 학생중 참여를 희망한 43명.이들 「꼬마화가」들은 8월16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투하됐던 일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리는 「국제 어린이 평화벽화전」출품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작업을 시작해 한달만에 작품을 완성했다.
가로 8m 세로 3.5m 크기의 「평화벽화」는 우리나라 고유의 풍습과 유적들을 형상화함으로써 21세기를 전쟁이 없는 시대로 만들자는 어린이들의 순수한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그림 한복판에는 사람들이 마을의 풍년을 기원하는 「고싸움」모습이 크게 부각하고 한국을 상징하는 거북선 북청사자놀이 남대문 농악놀이 십장생 전통혼례 장면들도 곳곳에 표현돼 있다. 또 세종대왕과 유관순누나가 새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있어 어린이들의 풍부한 상상력도 엿보게 한다.
벽화를 그리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적지 않았다. 미술에 특이한 소질이 있는 학생들이 아니어서 대부분이 방과후 2시간씩 4개월동안 미술지도를 받아야 했다. 대형벽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팀워크가 요구됐으나 자유분방한 어린이들이 하나로 뭉치기까지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벽화제작 지도교사인 김영희(金永姬·41)씨는 『참을성이 없고 조금만 힘들어도 포기하는 어린이들이 벽화를 잘 그릴 수 있도록 다독거려 주는 게 쉽지 않았지만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어린이들도 그림을 완성한 후 사뭇 대견스러운 듯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평화벽화 그리기에 참여했던 1학년 임규원(林圭媛)양은 『처음에는 평화라는 말이 무엇인지 잘 몰랐으나 친구들과 함께 커다란 그림을 그리면서 「평화라는 게 이런거구나」하는 생각이 떠올랐다』며 기뻐했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은 평화벽화전이 끝나면 미국 캐나다 프랑스 등 세계 11개국을 순회 전시한후 유엔본부에 영구 보존될 예정이다.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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