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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이후] '논쟁지역' 해석 미묘한 시각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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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이후] '논쟁지역' 해석 미묘한 시각차

입력
1999.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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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공해 발언' 의미 -미 국무부가 16일 남북한이 교전한 서해상 지역을 「공해」(International Waters)라고 호칭한 것은 한국 정부와의 분명한 시각차이를 드러낸 것이다.

한국은 문제의 지역을 「영해」로 설정, 영해권 수호 차원에서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들어온 북한 함정을 격퇴시켰다. 이에 비해 미국은 이 지역을 한국의 영해로 인정하기보다는 지난 46년간 실질적인 분계선 역할을 해온 NLL의 현실성을 받아들이는 쪽이다.

제임스 폴리 부대변인의 이날 발언이 자칫 한국내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가져올 것을 의식한듯 국무부측은 미국의 공식입장에 대해 부연설명을 했다. 즉, 문제의 서해 수역은 남북한이 서로 영해라고 주장하는 곳으로서, 모든 당사자들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논쟁 지역」(Disputable Area)이라는 것이다.

NLL은 명확한 법적 근거가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46년간 실질적으로 존재해 왔으며 남북간 분계선으로서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남한의 영해를 침범한 잘못을 직접 지적하지 않는 대신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실질적 분계선」인 NLL을 넘지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물론 미국은 교전사태와 관련, 한국측 입장을 지지하고 있으며 군사적 측면에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측이 먼저 발포한 행위에 대해 한국 해군이 자위권 차원에서 응사한 것에 동의하고 있으며 또 과잉반응이라는 내색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동지와 협의하지, 적과는 협의하지 않는다』며 한미간의 긴밀한 공조체제가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보는 미국의 시각과 대응방식이 한국과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미국은 북한 어선이 NLL을 넘어 조업하려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아무런 언급이 없다. 실제로 교전사태가 있기 전까지 미국은 북한 함정의 NLL 침범을 한번도 지적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를 북한의 영해 침범으로 간주하지 않고 꽃게잡이 수역을 둘러싼 남북간의 다툼에서 비롯된 「남북 당사자간의 문제」로 보려는 자세를 견지한 것이다. 16일 국방부는 항모 콘스털레이션호의 한반도 주변 배치를 발표하면서도 『이미 오래전 계획된 것』이라는 사족(蛇足)을 달았다.

또한 순양함과 공군력의 증강도 순전히 한반도 상황의 감시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칫 한반도 전체에 군사적 충돌이 빚어질 것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뿐 이번 사태에는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인상을 주려고 애쓰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신재민특파원jm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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