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증시 주변세력으로 소외당했던 개인투자자들이 핵심블루칩과 코스닥투자로 대거 선회하면서 투자패턴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증시관계자들은 개인의 「탈(脫) 왕따」움직임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장세영향 및 성공여부에는 회의적인 견해를 표시하고 있다.개인투자자들은 16일 1,730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반등을 주도했다. 특히 개인들은 이날 포항제철 삼성전자 한국통신 SK텔레콤 한국전력 등 「빅5」종목을 집중 매수, 기관과 외국인 매물을 대부분 소화했다. 빅5종목은 개인 보유비중이 미미한 대표적인 기관선호 종목으로 이날 개인의 매수세는 상당한 변화로 해석되고 있다.
5월중 개인 순매수 상위30종목을 보면 빅5는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순위안에도 들지 못했다. 시가총액 상위20위 종목중에서는 한빛은행 현대증권 외환은행 삼성화재 등 금융주만 순위안에 들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6월들어 11일까지 개인순매수 상위10종목에는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을 비롯, 삼성물산 삼성증권 현대자동차 삼성전관 등 굵직한 대형우량주들이 포함됐고 14일 이후에는 한국전력 등 시가총액 20위종목이 무려 7개나 포진했다. 개인의 투자패턴이 기관선호 블루칩 위주로 180도 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증권 전문가들은 기관주도의 수익률 게임에서 완패한 개인들이 블루칩 매입을 통해 맞불작전을 펼치는 것으로 해석했다. 한진투자증권 김기석(金基錫) 리서치팀 과장은 『중소형 개별주 투자로 재미를 못본 개인들이 빅5 등 대형우량주로 승부처를 바꾸고 있다』며 『포항제철 등 일부 종목에는 지분을 확보하려는 대기업과 큰손들까지 가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SK증권 박용선(朴龍鮮)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의 가세로 블루칩 장세가 강해진 측면이 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상승세가 오래 유지되기는 힘들다』며 『개인의 투자성향이 단발적이고 일관성이 없어 장세를 주도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교적 자금력에 자신있는 투자자들이 「중원(中原)」으로 진출했다면, 소자본의 개미투자자들은 주변시장인 코스닥으로 대거 발길을 돌리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개미투자자들의 급격한 유입으로 지수가 6월들어 30포인트 가량 급등했고 거래량도 3배가량 늘어났다.
개미투자자들의 이탈로 증시의 중소형 개별주는 상대적으로 매기가 줄어들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블루칩이 주춤하면 대개 중소형개별주가 뜨기 마련인데 최근에는 개별주가 블루칩과 함께 떨어지고 코스닥종목이 급등세를 나타낸다』며 『이러한 코스닥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인투자자의 투자패턴 변화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대우증권 윤두영(尹斗映) 투자전략팀장은 『개인의 투자패턴 변화는 블루칩과 코스닥 주가가 뜨는 데 따른 단기적인 현상으로 장세흐름을 바꾸지는 못한다』며 『이들 종목에 대한 과도한 추격매수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경계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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