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해사태] 망신당한 북한 그냥 물러서지 않을듯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해사태] 망신당한 북한 그냥 물러서지 않을듯

입력
1999.06.17 00:00
0 0

 - 북한 어떻게 대응할까 -전세계가 지켜보는 「공개 스파링」에서 우리 해군에 망신을 당한 북한은 앞으로 어떻게 나올까.

군은 북한이 절대로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확신에 가까운 예상을 하고 있다. 조성태(趙成台)국방장관이 이날 새벽 해군작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현상황은 소강상태가 아니다. 작전은 이제부터 본격적이다』라고 주의를 환기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군의 상황인식은 한쪽에서는 대화를 진행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잠수정이나 무장간첩을 침투시키는 화전(話戰)양면작전을 구사했던 북한체제의 특수성에 근거하고 있다.

김정일(金正日)은 94년 최고권력자로 취임한 이래, 「강성대국」을 국가목표로 삼아왔다. 언제든 간단찮은 도박을 할 수 있는 군사력을 바탕으로 남한 미국 일본과 벼랑끝 협상을 해왔다.

실제 서방과 우리측은 번번이 북한의 배짱에 밀려 비료와 식량 등 경제지원을 해와 『받지는 못하면서 일방적으로 주기만 한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그러나 북한해군은 서해안에서 11일 우리측의 「충돌식 밀어내기」 공격에 맥없이 퇴각한데 이어 15일에는 선제공격을 했음에도 불구, 여러 척의 경비정과 어뢰정이 침몰하거나 대파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특히 북한경비정이 처음 북방한계선(NLL)을 넘은 7일부터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자 국내언론은 서해안사태를 거의 생중계했고 미국과 일본 등 서방국도 서해안을 주시해왔다. 이처럼 만인이 지켜보는 「공개 스파링」에서 휴전후 처음으로 전투같은 전투를 벌여 참패한 것이다.

이에따라 북한은 「강성대국」의 자존심 회복이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서방측에 「건드리면 천배 백배의 보복을 하는 피곤한 국가」라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하는 부담도 크다. 궁지에 몰린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역시 군사적인 도발일 수밖에 없다는게 군의 판단이다.

다만 북한이 그동안 서해안 사태를 통해 긴장을 고조시켜 미국과 남한의 관심을 유도하고 향후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 우리측의 강력한 대응이라는 의외의 변수를 만나 앞으로의 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은 있다.

따라서 군은 16일 북한이 NLL을 넘지 않은 이유도 심각한 타격을 입은 전력을 회복하고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시나리오별 대응전략을 짜고 있다. 폭풍전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 움직임을 분석하면 국지전이나 전면전으로 이번 사태를 키울 의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도박이 아닌 도발을 통해 이번 긴장상태에서 빠져나갈 명분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정덕상기자 jfur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