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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배로 즐기기] 연극 보기란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의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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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배로 즐기기] 연극 보기란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의 회복

입력
1999.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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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은 대단히 낡고 원시적인 연희 양식이다. 예나 지금이나, 아테네 신전에서 올리던 제의의 본질과 다를 바 없다. 극히 수공업적인 생산_소비 방식이 답답하리만치 답습되고 있다.게다가 싸다고 해야 1만원. 어렵사리 극장 찾아가느니, 냉방 잘 된 안방에서 비디오 한 편 보는 편이 훨씬 「합리적」선택일 지 모른다.

그런데도 왜 사람들은 연극을 찾는가?

그것은 연극안에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쇼 무대나 스크린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인간미(味)가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행위를 보고 이해한다는 것은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신뢰를 바닥에 깔고 있는 2차적 「행위」다. 연극을 통한 직접적인 사람과의 만남은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강력한 긍정의 표시이다.

배우들의 땀에 함께 몰입돼 가는 동안 관객은 이미 대량생산, 표준화, 복제와 모방의 논리에 대한 연극의 「인간적 반역」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토니상에서는 유진 오닐의 「얼음 행상 돌아 오다」가 리바이벌상을 탔다. 장장 4시간 10분 동안 별다른 세트나 효과도 없이 배우의 연기만으로 이끌어 가는 극이다. 지금 경제난국을 핑계로 스타 모셔오기나 복고주의에 길들여져 가는 우리의 관객 풍토에서 그런 작품이 가능하기나 할까?

연출가겸 배우 김철리씨는 『이제 연극 생산자는 흥행을 벗어나 소수, 즉 정확한 관객을 지향해야 할 때』라며 『연극 관객이라면 스타주의에 휩쓸리지 않는 자존심을 누려봄 직하다』고 말한다.

연극보기란 매스 미디어가 양산해 내는 뻔한 웃음, 뻔한 인간형에 대한 결별이다. 사람을 라이브로 만난다는 즐거움을 갖고 인내를 갖고, 즐기자. 「연기를 보는 재미」를 느껴보자. 최소한 연극배우들이 「긴 대사 안 까먹고 그래도 잘 한다」는 생각을 해보자.

연극보기란 인간적 커뮤니케이션의 회복이다. 때로 자부심이 동반하는. 장병욱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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