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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부시와 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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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부시와 고어

입력
1999.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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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부시가 백악관을 차지했던 10년 전의 일이다. 미국을 방문한 엘리자베스2세 영국여왕을 위한 국빈만찬이 백악관에서 열렸다. 두 나라의 특수관계와 여왕에 대한 미국인들의 친밀감을 감안할 때 이 만찬은 앵글로문화의 품위와 유대를 상징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제비꼬리 같은 턱시도와 우아한 드레스가 물결치는 연회장에 난데없이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를 신은 텍사스 사나이가 등장하여 장내를 긴장시켰다. 또 다른 조지 부시, 즉 대통령의 장남이었다.■그 조지 부시가 그후 텍사스 주지사가 되었다. 그리고 2000년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내고 예선이 열릴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를 방문했다. 후보선언 전에 이미 부시는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경쟁자를 멀리 따돌렸을 뿐 아니라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앨 고어부통령보다 훨씬 높은 인기도를 누리고 있다. 그의 첫 선거행로에 취재기자 200명이 따라붙고 취재기자를 취재하는 기자까지 생겨났다니 그는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셈이다.

■92년 대통령선거당시 아버지 부시의 재선발목을 잡은 것은 클린턴의 복병 앨 고어였다. 걸프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부시대통령은 천하무적(天下無敵)처럼 보였다. 그러나 염문과 신뢰성의 결여로 예선을 상처투성이로 이끌고 나온 클린턴이 앨 고어 상원의원을 부통령후보로 지명하는 순간부터 클린턴_고어팀은 갑자기 미국의 전후세대의 대명사가 되면서 부시를 쇠잔한 구세대로 만들어버렸다.

■현재 추세라면 고어와 부시는 미국선거사상 명승부를 펼칠 것 같다. 모두 50대 초반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이고, 둘 다 정치 명문가의 출신으로 엘리트 교육코스를 밟았다. 그들의 정치입문에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아버지들의 후광이 컸다. 그들이 미국을 최강의 나라로 유지하겠다는 목표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스타일은 전혀 대조적이다. 고어는 지적(知的)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반면, 부시는 강건한 마초(macho) 이미지다. 두 사람의 게임의 결과가 미국은 물론 세계의 앞날을 가른다고 볼 때 관심은 더욱 커진다.

/김수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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