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영해를 침범, 우리 해군에 선제공격까지 감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97년6월5일 오후 1시30분께 북한 경비정 1척과 북한 어선 9척은 연평도 서쪽 12.9㎞ 해상에서 북방한계선을 넘어 3.7㎞나 남하했다. 당시 연평도 근해에서 초계활동중이던 해군 고속정 3척은 오후 1시40분께 긴급출동, 북한 선박에 900m까지 접근했고, 오후 1시51분께 북한 경비정은 해군 고속정 함미쪽에 3발의 선제함포사격을 가해왔다. 이에 해군 고속정도 북한 경비정 함미쪽에 함포 2발을 발사하는 등 즉각 응사했다. 북한 경비정과 어선들은 해군의 대응사격 이후 50여분간 대치하다 오후 2시40분께 한계선을 넘어 북쪽으로 모두 퇴각했다. 함포사격으로 인한 아군 피해는 없었다.
군당국은 당시 북한 경비정이 「도발」보다는 조업중인 북한 어선을 보호하기 위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사건 직전 황장엽(黃長燁)전 북한노동당 국제담당비서의 망명과 97년5월12일 북한 주민 안선국(安善國) 김원형(金元瀅)씨 가족 14명의 집단귀순이 잇따라 발생한 점으로 미뤄 북한이 해상경계 강화및 조업어선에 대한 철저한 통제차원에서 함포사격을 가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됐다.
북한은 95년10월6일 해군 고속정이 북방한계선 부근을 항해중인 미확인 선박을 확인하기 위해 한계선쪽으로 접근했을 때 황해도 옹진반도 마합도 부근에서 「해안포사격」을 가하기도 했다.
북한의 북방한계선 침범사례는 80년대 이후만 10여차례가 넘는다. 93년6월21일 북한 경비정 1척이 백령도 동북방 2.5마일 넘어 남하한 이래 96년 3차례, 97년 7차례 월선(越線)행위가 발생했으며, 작년에는 동해안 등으로 집중침투를 시도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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