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는 서해안 교전사태가 경제회생과 대북경협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속에 대응책을 모색했다. 주가 환율 금리도 비교적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등 교전사태에 따른 충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현대그룹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 1주년을 하루앞둔 시점에 이번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16일부터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북한과의 종합토론회는 예정대로 개최키로 하는 등 차분하게 대응했다. 이날 예정대로 베이징을 통해 대북경협단을 입북시킨 삼성그룹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 방북단과의 연락망을 구축하고 사태추이를 주시했다.
외자유치와 자산매각을 적극 추진 중인 대우그룹은 북한 남포공단에서 운영 중인 의류공장 사업등 대북사업과 현재 추진 중인 외자유치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경련은 논평을 통해 『이번 교전사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도 『대치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와 교전상황의 심각성, 앞으로의 남북관계등을 묻는 외국 바이어의 전화를 10여통 받았다』고 말했다.
주한 외국기업들은 긴장상태가 장기화하는데 우려를 표시하면서도 대체로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장자크 그로하 주한 유럽연합(EU)상의 소장은 『이번 교전은 큰 문제가 아니며 바로 매듭지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카르스텐 엥엘 BMW코리아 사장은 『무력이 동원된 것은 유감이지만 조속히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오전 10시께 교전소식이 전해지면서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3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790선 아래로 주저 앉았다. 그러나 사태가 진정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8.19포인트 하락한 803.72로 마감됐다. 외국인과 일반인들은 각각 480억원과 1,420억원을 순매도했지만 기관투자자가 매도물량을 소화해 주가하락폭이 줄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2억655만주와 2조6,983억원으로 전날보다 감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원 높은 1,171원에서 시작됐으나 곧 하락세로 돌아서 오히려 4.10원 떨어진 1,165.90원으로 마감됐다. 시장관계자들은 남북교전 소식과 당국의 시장개입 우려에도 기업들의 달러 매도가 이어져 환율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자금시장에서는 3년만기 국고채 수익률이 연 6.7%로 전날과 같았고 3년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0.01%포인트 오른 연 8.05%로 마감되는 등 급격한 금리변동은 나타나지 않았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배성규기자 veg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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