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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속의 과학] 아웃브레이크-바이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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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속의 과학] 아웃브레이크-바이러스

입력
1999.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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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악의 바이러스가 나타났다. 무역선을 타고 미국에 건너 온 아프리카산 원숭이가 퍼뜨린 정체불명의 바이러스. 여기에 감염되면 몇 시간만에 고열이 오르다가 피를 토하고 죽는다. 단시간내에 돌연변이를 만들기 때문에 백신을 개발할 수 없어 약도 없다. 속수무책인 가운데 도시에서 도시로 들불처럼 번져간다.영화 「아웃브레이크」(사진)는 마치 중세유럽 인구 3분의 1을 앗아갔다는 흑사병처럼 맹위를 떨치는 바이러스를 다루고 있다. 영화속의 미국 정부는 바이러스를 잡기 위해 도시를 초토화할 계획을 세운다. 결국 아슬아슬하게 백신이 개발돼 위기를 넘겼지만 계획대로 도시를 태웠더라도 바이러스를 잡지는 못했을 것이다. 바이러스는 박테리아가 아니기 때문이다.

박테리아는 우리말로 세균이다. 눈에 안보이는 미생물인 박테리아는 일정환경만 갖춰지면 혼자서도 번식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흑사병을 일으키는 페스트균. 악성박테리아인 페스트균은 더러운 환경속에서 꽃씨가 퍼지듯 스스로 번식한다. 그러나 열과 소독약, 항생제앞에서 무력하다. 중세에 페스트가 사라진 것도 도시를 휩쓴 화재로 페스트균의 생존공간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이러스는 숙주를 만나기 전까지는 무생물이나 다름없다. 대기나 하천, 토양 등에서 생명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가 자기가 기생할 숙주를 만나면 복제, 증식이 가능한 생물체로 변신한다.

열과 소독약, 항생제에도 강하다. 영화처럼 불을 지를 경우 바이러스는 포자를 퍼뜨리거나 토양속으로 동면하는 생물처럼 숨어서 위기를 면할 수 있다. 또 숙주를 선택할 수 있는 특성이 있어서 사람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번식이 가능하다.

유일한 근절책은 숙주를 없애는 것. 그렇지만 지구상에 모든 생명체를 죽이기전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인류가 살아있는 한 바이러스도 끊임없이 번식할 수 밖에 없다. 가장 좋은 해결책은 백신을 만들어 예방하는 것이지만 계속 돌연변이를 만들기 때문에 이마저도 쉽지 않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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