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해상에서 벌어진 남북간 교전사태를 둘러싸고 PC통신에서는 즉각응징론과 전쟁불가론이 대립되는 가운데 이번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음모론도 제기됐다.응징론을 대표하는 논지는 장기적인 햇볕론의 전개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이같은 일을 저지른데 대한 배신감을 피력하면서 『전쟁을 막는 것은 한쪽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으므로 온 국민이 똘똘 뭉쳐 이번 교전을 승리로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응징론중에는 『열흘 가까이 영해를 공격하는데도 꼼짝못하는 정부가 한심하다. 국방부는 북한의 대변인이 되어버린듯 꽃게타령만 하고 있다』(유니텔 asiascan)고 정부의 무능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또 상당수는 『나라가 위기인데도 시민 학생들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일하고 공부하며 데이트한다』(천리안 BAEBUJUN) 등 안보불감증에 빠진 국민을 질타했다.
어떻게든 이번 교전이 확산되지 않도록 노력해야지 무모한 주전론을 전개해서는 안된다는 전쟁불가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전쟁영화나 비디오를 너무 많이 보는 것같다. 전쟁이라는 것이 얼마나 끔찍한지 모르는 모양이다』(천리안 K3BSMAN) 등 전쟁이 낳을 처참한 결과를 감안해 최악은 피해야 한다는 관점이 대부분이었다.
또 『북한은 전쟁을 일으키기에는 너무 가난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천리안 IAMNOME) 등 정세분석에 근거해 주화론을 편 경우도 있었다.
「고급옷 로비」 「파업유도 발언 파문」 등으로 발생한 위기를 넘기기 위해 현정권이 이날 사태를 필요 이상으로 확대해석하고 있지 않느냐는 음모론적 시각도 있다. 『지난 정권에도 그랬지만 여권이 여론이나 시민단체 야당에 밀리면 반드시 북한문제를 들고 나와서 정작 중요한 국내문제는 희석되고 마는 일이 있었다. 신문과 TV에서 특검제 도입문제, 검찰의 조폐공사 파업유도문제 등은 쏙 들어가고 교전소식만 전하고 있다』(인터넷 한국일보 독자),
『5공시절 수공(水攻) 운운하며 평화의 댐을 만든다고 어린아이 코묻은 돈까지 걷어가던 기억이 새롭다』(천리안 JUST2001), 『선제공격한 북한이 기관포 몇발 쏘다가 얻어맞은채 돌아간 상황은 만화같은 일이다』(천리안 MANNACO) 등이 대표적 논지.
『햇볕정책은 서로 잘 살자는 것이지 싸우자는 것이 아니다. 북한의 도발은 강력하게 응징해야 한다. 그러나 햇볕정책은 북한내 온건파의 입지를 강화해줄 것이기 때문에 이번 교전에 상관없이 고수해야 한다』(천리안 ITAI)는 양시론도 있었고 『이번 일로 외화유출이 우려된다』(유니텔 CHANMY)는 경제 악영향론도 보였다.
한편 미 CNN이 이날 사태보도에서 한반도지도를 내보내면서 동해를 「SEA OF JAPAN」이라고 표기했다는 지적도 많았다. /이은호기자 leeeun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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