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 감자요법 -감자는 궁핍하던 시절 우리의 주린 배를 채워준 효자식품이다. 야채가 부족한 겨울철엔 훌륭한 비타민 공급원이기도 했다. 감자는 오래 전부터 식량인 동시에 약용으로 쓰였다.
감자껍질을 말려서 가루로 만든 뒤 화장실이나 습기가 많은 곳에 뿌려 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더운 물에 데었을 때 감자를 갈거나 얇게 썰어 환부에 붙여주면 흉터가 생기지 않고 잘 낫는다.
폴란드, 불가리아, 독일 등 장수국 사람들은 감자를 즐겨 먹는다. 1862년 프러시아의 수상이 된 비스마르크가 감자와 우유를 국민의 주식으로 권장한 덕분에 독일인의 체위가 크게 향상돼 국력 신장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있다.
감자는 현대인의 영양식으로도 인기만점이다. 유아가 감자수프를 많이 먹으면 영양상태가 개선되고 설사증세가 없어진다. 중년기엔 비만을 막아 주고 정력강화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감자가 각종 질병의 예방과 치료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한방에선 오래 전부터 감자를 위·십이지장궤양, 신장병, 고혈압, 화상, 변비 등의 치료에 이용해 왔다.
경희대한의대 본초학교실 안덕균교수는 『감자는 뇌졸중, 심근경색증, 당뇨병 등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는 물론 피부미용에도 좋다』며 『타액을 알칼리성으로 만들어 균이 서식할 기회를 봉쇄하기 때문에 충치예방 효과도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감자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능을 나타내는 것일까. 감자의 주성분 중 하나인 단백질은 인체 각 기관의 기능을 강화하며, 섬유질은 변비, 칼륨은 고혈압, 철분은 빈혈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감자는 당뇨병환자의 주식으로도 좋다. 흰 쌀밥은 당뇨병환자에겐 금기식품 중 하나. 백미는 소화흡수가 빨라 갑자기 혈당을 높이지만 감자의 탄수화물은 흡수속도가 매우 느려 급격한 혈당 상승을 가져오지 않는 장점이 있다.
감자의 질병 치료효과를 높이려면 생즙을 만들어 먹는 게 좋다. 자연식 건강연구가 안현필씨는 감자생즙을 아침과 저녁식사 전 공복상태에서 한 컵씩 마시면 비만예방은 물론 고혈압과 위장병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감자의 알기닌 성분은 위벽을 보호하고 궤양의 출혈을 막는 효과가 있으며, 사포닌 성분은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고 콜레스테롤을 녹여 피를 맑게하는 작용을 한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감자생즙 만드는 법
생감자를 잘 씻어서 싹이 나오는 부분과 푸른 껍질을 도려내고 강판에서 간다. 녹즙기를 사용하면 편리하다. 1회분은 보통크기의 감자 3개(큰 것은 2개)가 적당하다. 녹즙기로 감자를 갈아 헝겊으로 짜서 매일 아침·저녁식사 1시간 전에 한 컵(200㎖)씩 마시는 게 좋다.
감자만으로 마시기 힘든 사람은 효소과즙을 30㎖ 정도 생즙에 타서 마시면 한결 먹기가 수월하다. 감자와 함께 당근, 사과, 야채를 적당량 넣고 생즙을 만든 뒤 벌꿀을 넣어 마셔도 된다.
* 다음주 13회는 「녹즙요법」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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